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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세기의 컬렉션 6월부터 직접 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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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추성부도, 보물 제 1393호 ,: 55.8x214.7cm.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 추성부도, 보물 제 1393호 ,: 55.8x214.7cm.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1942~2020)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품 2만3000여점이 국민 품으로 돌아간다. 삼성 측은 28일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 작가 근대미술품 등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 관 등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6월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8월 공개 #

인왕제색도,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 

 정선 인왕제색도, 국보 제 216 호,  138x79.4cm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정선 인왕제색도, 국보 제 216 호, 138x79.4cm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 제 216호  겸재 정선(1676~1759)의 '정선필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를 비롯해 보물 제2015호인'고려천수관음보살도'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포함해 총 9797건(2만1600여점)이 들어간다.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를 비롯해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4건, 보물 46건) 60건이 포함됐다. 이밖에도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도자류와 서화, 전적, 불교미술, 금속공예, 석조물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작품들이 기증됐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인왕제색도 기증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는 것이 미술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이 그림은 겸재가 76세의 나이에 인왕산의 실제 그림을 보고 그린 것으로 현재 조선화단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 그림이야말로 한국 회화사에서 진경산수의 최고봉"이라며 "겸재 최고의 걸작이며 한국 산수화의 절정에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기증했다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빈 틈을 보강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강력한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양모 전 국립박물관장도 "이 그림은 겸재가 1751년 5월 인왕산을 바라보며 장맛비가 내린 뒤 맑게 갠 뒤의 풍경을 그린 것"이라며 "바위산이 많은 인왕산의 절경이 겸재의 사실적인 기법으로 탁월하게 묘사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46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43만여 점의 문화재를 수집했다. 이 중 5만여 점이 기증품으로 이번 2만 점 이상 기증은 기증된 문화재의 약 43%에 달한다.

모네 '수련' 한 점만 500억 원 가치  

 끌로드 모네 , 수련이있는 연못, ,1919-1920[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끌로드 모네 , 수련이있는 연못, ,1919-1920[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책 읽는 여인. 1890 년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책 읽는 여인. 1890 년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김환기,나혜석, 박수근, 이인성, 이중섭 등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점 등 약 1226건(1400여 점)을 기증받는다.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여 점 외에도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이 포함됐다.

모네가 1919~1920년에 그린 '수련'은 모네 후기를 대표하는 명작 연작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기증작과 구도와 크기가 거의 같은 모네의 다른 작품이 다음달 12일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시작가 4000만달러(한화 약 500억원)로 나올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만 200여 점의 작품을 수집했다. 이 중 5400여 점이 기증품이며, 이번 1400여 점의 기증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건희 회장 소장품의 기증으로 우리 박물관‧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6월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외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6월부터 대표 기증품을 선별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시작으로 유물을 공개한다. 이어 내년  10월에는 기증품 중 대표 명품을 선별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도 오는 8월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 개최를 시작으로, 9월에 과천, 2022년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 및 상설 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이건희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미술사적 가치를 조망하기 위한 관련 학술대회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체부 황희 장관은 “이번 컬기증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 기증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내 문화자산의 안정적인 보존과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 제고, 지역의 박물관·미술관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김호정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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