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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麦)·벼(稻)·콩(大豆)…1400여년전 목간(木簡)에 나타난 글자

중앙일보

입력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에 있는 신라시대 산성인 '팔거산성'에서 1400여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木簡)이 다수 발견됐다. 목간은 과거 종이가 없던 때에 문서를 대신해 글을 쓴 '나뭇조각'이다.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신라 목간 11점 출토

대구시는 28일 "북구 함지산에 있는 대구시 기념물 6호 팔거산성을 정밀발굴 조사하던 중 602년과 606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 11점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 [사진 대구시]

목간엔 문서로 사용된 흔적이 다수 남아있다. 목간과 목간을 끈으로 묶었던 흔적, 글자의 흔적이 확인됐다. 일부 목간엔 제작 시점을 추정할 수 있는 간지(干支)와 곡식 이름까지 나왔다.

대구 팔거산성에서 나온 목간. [사진 대구시]

대구 팔거산성에서 나온 목간. [사진 대구시]

학술 가치를 지닌 간지 흔적은 4점의 목간에서 확인됐다. 임술년(壬戌年)·병인년(丙寅年) 같은 제작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글이 쓰여 있었다. 또 사용처를 추정할 수 있는 보리(麦)·벼(稻)·콩(大豆) 등 곡식 이름을 쓴 글자도 다수 확인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목간에 남은 흔적을 볼 때 7세기 초반 제작해 세금이나 물품을 징수할 때 사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발굴 목간은 대구 소재 유적에서 나온 최초의 신라 목간이다. 신라시대 지방 유적에서 목간이 출토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인천 계양산성(桂陽山城), 경기도 하남 이성산성(二聖山城), 경남 함안 성산산성(城山山城) 등에서 신라 목간이 발굴된 정도다.

이번에 출토된 목간은 경주문화재연구소로 옮겨져 보존·복원 작업에 들어간다. 작업 후 전시·보관 장소가 결정될 예정이다.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목간이 다수 발견됐다. 목간이 출토된 자리.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에서 목간이 다수 발견됐다. 목간이 출토된 자리. [사진 대구시]

목간 발굴과 별도로 이번 조사에서 팔거산성 내 석축(石築) 7기와 추정 집수지(集水地) 2기도 확인됐다.

팔거산성에 대한 조사는 대구시의 지원을 받은 대구 북구청이 주관해 진행했다. 산성에 대한 정비·복원의 고고학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5년의 지표조사, 2018년 시굴조사, 지난해 10월부터 학술발굴 정밀 조사를 해왔다.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 내 발굴 대상지. [사진 대구시]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 내 발굴 대상지. [사진 대구시]

팔거산성은 문화재청 사적 544호인 대구 '구암동 고분군'과 함께 있으며, 신라시대 때 처음 만들어져 통일신라시대, 조선시대까지 함지산 정상에서 산성의 역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팔거산성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 목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구시 기념물 팔거산성의 성격을 규명하고 위상을 밝히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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