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마스크 벗었다…CDC "백신 접종자, 실외 소규모 모임 안 써도 돼" 지침 변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CDC는 이날 백신 접종자의 경우 실외에서 소규모로 모일 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새로운 지침을 내놓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CDC는 이날 백신 접종자의 경우 실외에서 소규모로 모일 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새로운 지침을 내놓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실외에서 소규모로 모일 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보건당국의 권고가 27일(현지시간) 나왔다. 1년여 만에 바뀌는 마스크 지침을 두고 "자유의 복귀"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CDC, 백신 접종 완료자 실외 소규모 모임서 #마스크 벗어도 된다 권고…미접종자끼리는 안돼 #콘서트·스포츠 경기, 쇼핑몰·박물관은 착용해야 #전문가들 "자유의 복귀" "출구로 가는 길" 평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침이 완화된 이날 오후 백악관 잔디밭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평소처럼 마스크를 쓰고 나와 연설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백악관 건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연설을 마치면 곧바로 마스크를 다시 썼으나, 완화된 지침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도 이 싸움에서 갈 길이 멀고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가려면 5월과 6월에 할 일이 많지만 우리는 미국 국민, 여러분 덕분에 굉장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독립기념일에 맞춰 바이러스에서도 독립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실외에서 소규모 인원이 만날 때 더 이상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어도 무방하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상대방이 백신을 접종했으면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몇 가지 조건이 붙지만, 실외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CDC 권고는 지난해 3월 마스크를 권장한 이후 처음 나왔다. 그동안은 실외에서도 다른 사람과 6피트(약 1.8m) 이상 간격을 둘 수 없을 때 누구나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해왔다.

CDC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권고한 조건은 ①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②실외에서 ③낯선 사람과 섞여 있더라도 ④소규모 모임일 때 가능하다.

실외 식당에서,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이 모여 식사할 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처럼 대규모 군중 속에 있을 때는 백신 접종 완료자도아직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

쇼핑몰·영화관·미용실 등 실내 공공장소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마스크를 써야 한다.

요양시설이나 대학 기숙사 같은 공동생활 시설에서 살거나 일하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코로나19 확진자나 감염 의심자에게 노출됐을 경우 14일간 격리할 필요도 없어졌다. 코로나19를 심하게 앓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는 것이다.

CDC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게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자유를 어느 정도 줬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혼자서 또는 한집에 사는 구성원끼리 야외에서 산책하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백신 미접종자도 상대방이 백신을 맞았으면 실외에서 열리는 소규모 모임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경우는 백신 미접종자끼리실외에서 만났을 때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브라이언드 공원에서 27일 한 사람이 마스크를 벗은 채 햇빛을 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브라이언드 공원에서 27일 한 사람이 마스크를 벗은 채 햇빛을 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같은 지침 변화는 일상 정상화를 향해 가는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로셸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확대와 신규 확진자 감소가 이번 지침 개정을 촉진했다"고 밝혔다.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등 대규모 군중 행사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되,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고 감염이 줄어들면 지침을 추가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침 개정을 두고 "자유의 복귀"(마이클 새그 앨라배마대 교수)를 위한 초기 단계이자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제 출구에 있다"(버백자비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교수)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18세 이상 성인의 절반 이상(54.2%)이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성인은 37.3%에 이른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마지막 접종 후 2주가 지난 사람을 말한다. 2회 맞아야 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경우 2회차 접종 후, 한차례 맞는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은 그 후 2주가 지나야 한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