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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면 망한다…SSG·11번가·마켓컬리 새벽배송 전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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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유통업계의 ‘배송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로켓배송’을 앞세워 쿠팡이 치고 나가자, 유통업계가 로켓배송보다 더 빠른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SSG 수도권 배송 선언 하루만에 #컬리, CJ 손잡고 충청권 샛별배송 #11번가, 우체국 손잡고 익일배송

김슬아

김슬아

마켓컬리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대전·세종 등 충청권 5개 도시에서 내달 1일부터 샛별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SSG닷컴이 수도권에 SSG푸드마켓의 신선식품을 새벽배송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만이다. 밤 11시 이전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배달하는 새벽배송은 마켓컬리의 차별화 포인트였다. 하지만 SSG가 새벽배송에 도전장을 내밀자, 마켓컬리는 배송 지역을 충청권까지 더 넓히겠다고 대응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용진

정용진

11번가는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서비스를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당초 익일 배송은 전날 오후 3시 이전 주문까지 됐지만, 우체국 택배 서비스는 전날 자정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GS홈쇼핑은 최근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물류기업 메쉬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됐다. 메쉬코리아의 배송망을 활용해 GS홈쇼핑의 냉장·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은 올 초부터 각 점포 상권 내에서 오전 주문 시 당일 오후 배송 물량을 늘리는 등 ‘당일 배송’에 적극적이다. 신선식품의 경우 당일 배송이 새벽 배송보다 더 빠른만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1위 업체인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 지분교환 형태의 ‘혈맹’을 맺고 배송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시장 2위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2019년 말 기준 쿠팡의 전국 물류창고는 164곳이다. CJ대한통운은 전국에 택배 거점 281곳을 두고 있다. 자체 배송 시스템을 갖춘 쿠팡에 맞서 네이버·마켓컬리 등이 CJ대한통운과 손을 잡는 이유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네이버·컬리 외에도 수도권의 25개 신선식품 업체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상품을 신선하게 빨리 배송하느냐가 유통업계의 차별화 포인트가 됐다”며 “자체 물류망이 없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택배사와 협력하고, 오프라인 업체는 자체 물류센터를 강화하는 식으로 치열한 배송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oe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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