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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해" "촌스럽다" …'시진핑 모교' 발칵 뒤집은 섹시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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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칭화대 개교 110주년을 맞아 이 대학 여학생들이 한 축하공연이 저속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칭화대 개교 110주년을 맞아 이 대학 여학생들이 한 축하공연이 저속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 캡처]

중국 명문대 중 한 곳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의 개교 110주년 공연이 논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24일 개교행사의 일환으로 대강당 앞에서 여학생 9명의 축하 댄스공연을 펼쳤다. 여학생들은 금빛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마칭 밴드의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관객들은 손뼉을 치면서 호응하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이 장면을 촬영했다.

하지만 공연의 선정성이 문제였다. 어설픈 '섹시 댄스'가 중국 명문대학의 개교기념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신문은 "축하공연은 천박하고 포르노 같은 춤이었다"며 "일부 네티즌들이 칭화대 여학생들의 춤을 음란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에 대한 명백한 온라인 폭력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현장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자 "춤과 의상이 저속하다" "대학이 서구문화에 물들었다" 등 네티즌 비판도 이어졌다.

제니 라이 광저우 음대 교수는 "유치원에 다니는 내 아들도 이 대학 여대생보다는 나을것"이라며 "칭화대의 미적 감각이 형편없다. 춤 실력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옷과 화장이 너무 촌스럽다"고 SCMP에 지적했다.

동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이 대학 출신인 차오무 전 베이징외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공연) 구성이 졸렬하고, 표현이 조잡하며 음악이 어색하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약 장사 공연이나 목욕탕 개업 축하 공연인 줄 알았다"며 "예술미를 비롯해 청춘의 관능, 스포츠의 힘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궈위화 칭화대 사회학과 교수도 자신의 SNS에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공연"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학생들이 즐거워 춤을 추는데 뭐가 문제냐" "독립과 자유의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등 비판이 가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학 출신으로 지난 1989년 천안문 학생 시위를 이끌다 도미한 저우펑숴는 SNS에 "문화대혁명 춤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밝혔고, 중국 시민운동가인 왕아이충은 "젊음엔 저속함이 없다. 현재의 정치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저속할 공간조차 잃어버리게 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학교 측의 잘못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춤을 추는 학생 일부의 표정이 굳어있다"며 "학교 측이 사전에 이 공연을 기획한 것이라면 학교의 문제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칭화대 측은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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