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차이나타운 결국 접는다···"최문순 꼼수땐 퇴진 운동"

중앙일보

입력 2021.04.27 15:50

업데이트 2021.04.27 16:54

한중문화타운 전면 재검토에 강원도 난감

'차이나타운' 논란을 빚고 있는 강원 홍천 일원의 '한중문화타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7일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반대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차이나타운' 논란을 빚고 있는 강원 홍천 일원의 '한중문화타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7일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반대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꼼수로 차이나타운(한중문화타운) 건설사업을 계속 이어 간다면 전 국민이 함께 규탄하겠다.”

‘차이나타운’ 논란에 휩싸였던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절차를 밟게 됐다. 하지만 친중(親中)성격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최문순 강원지사에 대한 비판여론은 계속 들끓고 있다.

강원차이나타운저지범도민연합과 춘천시민자유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차이나타운 건설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산중에 건설되는 차이나타운은 강원도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일대일로 사업을 위한 것이다. 건설이 본격화되면 상당한 액수의 중국 자본이 투입되고 중국 측 목소리 커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문순 강원지사 측에선 아직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어떤 꼼수로 차이나타운 건설사업을 계속 이어 간다면 퇴진운동을 펼쳐 나갈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20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앞서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자인 코오롱글로벌은 반중(反中) 정서 확산과 반대 여론에 부딪혀 한 달여만인 지난 26일 사업 전면 재검토를 결정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의 객관성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청원에 참여하신 65만명 이상 국민의 마음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며 “더는 한중문화타운 사업의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의 시간적, 비용적 투입에 대한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중문화타운은 강원도 주요 추진과제 

'차이나타운' 논란을 빚고 있는 강원 홍천 일원의 '한중문화타운'과 관련해 '동북공정의 교두보'라고 주장하는 강원 춘천의 보수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22일 강원도청 앞에서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이나타운' 논란을 빚고 있는 강원 홍천 일원의 '한중문화타운'과 관련해 '동북공정의 교두보'라고 주장하는 강원 춘천의 보수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22일 강원도청 앞에서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문화타운 논란과 관련해 강원도가 발표한 입장문.

한중문화타운 논란과 관련해 강원도가 발표한 입장문.

한중문화타운 조성 전면 재검토에 강원도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한중문화타운이 올해 강원도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에 핵심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7일 중앙일보가 확보한 ‘2021년 강원도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 자료를 보면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은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에서 핵심이 되는 주요 추진과제였다.

해당 문서엔 중국과 관련된 ‘2021년 외국인 투자유치 전망 및 추진방향’이 나열돼 있는데 주요 추진과제로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이 최근 논란이 되는 한중문화타운이다. 이 문서엔 또 ‘사업명칭 공식화’, ‘사업추진 주체 간 협력 강화’, ‘대규모 홍보활동 전개’ 등 올해 추진해야 할 계획이 자세히 명시돼 있다. 또 하반기에 착공해 2022년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이 되도록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변지량 춘천비전21포럼 상임대표는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 되고 문화 종속과 동북공정을 외치는 중국의 계략에 말려 들어가는 것”이라며 “강원도에 왜 중국 문화 시설을 만들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전면 재검토로 강원도와 코오롱글로벌 등은 그동안 사업을 구상하고 협력해 온 기관·단체와 협의도 진행해야 한다. 앞서 2018년 12월 강원도와 인민일보, 인민망, 코오롱글로벌, 내외주건, 대한우슈협회 등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강원도에 중국 문화 시설 조성 이해 안 돼 ”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온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 제목의 청원 글. 현재 6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온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 제목의 청원 글. 현재 6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당시 강원도는 사업 관련 인허가와 부동산 투자이민제 지정 등 행정 지원을 맡기로 했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포털 사이트인 인민망은 사업 기획과 중국문화 콘텐트 개발, 중국 투자자 발굴, 사업 관련 홍보와 광고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대한우슈협회는 무술 관련 콘텐츠 개발을, 코오롱글로벌은 사업계획 수립과 공사, 내외주건은 투자유치와 콘텐츠 개발 업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중국인 거주시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민간기업이 관광단지 만드는 사업이었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앞으로 외국인 투자유치가 위축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중문화타운은 골프장 이외 부지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온 구상이다.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일원 120만㎡ 규모에 관광단지를 만드는 사업으로 한국을 테마로 한 케이팝 뮤지엄과 드라마세트장, 중국을 테마로 한 전통문화거리, 중국전통정원, 문화교류를 테마로 한 IT홍보관, 한중 문화공연장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번 논란은 동북공정 등 역사 왜곡 논란으로 폐지된 조선구마사 드라마로 촉발된 반중 정서 확산 속에서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청원은 이날 현재 66만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해 전체 동의 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취임 10주년을 맞아 이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이렇게 살기가 좀 어렵다 보니까 혐오 정서, 분노 정서 같은 것이 확산하고 있고 그것이 반중이나 반일로 나타난 경우도 있다”며 “좀 더 국민 정서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 조정해 가면서 이런 혐오 감정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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