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유튜버 잡는 당국, 최고등급에 포상금 20억 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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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주식 관련 유튜브 등 투자자들이 모이는 채널을 악용한 불공정거래 적발을 위해 신고 포상금을 늘리기로 했다. 주식리딩방에 관한 불공정거래도 신고도 포상금을 확대 지급한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27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검찰 등과 ‘불공정거래 조사ㆍ심리기관 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정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신고 포상금 올리는 건 불공정거래 사건의 적발에서 신고 제도의 중요성이 더 커져서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톡, 인터넷카페, 유튜브 등을 통한 새로운 채널을 통한 불공정거래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미리 주식을 매수해 놓은 후 이를 감추고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매수를 추천한 뒤 고가에 매도해 매매차익을 얻는 선행매매가 대표적이다. 이런 채널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당국의 인력이 제한적이라, 채널 참가자의 신고가 필수적이다.

현재도 신고센터(https://cybercop.fss.or.kr)를 설치하고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급 실적은 저조하다. 지난해에는 포상금이 5건, 총 1억2400만원이 지급됐다. 포상금 산정 방식이 엄격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포상금은 신고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포상금 기준액수를 정하고, 여기에 신고의 구체성 등 기여율을 곱해 최종 포상금을 산출한다.

불공정거래 포상금 지급기준. 금융위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 이내에 포상금 산정기준을 올리기로 했다. 우선 중요도별 포상금 기준액수가 올라간다. 현재 중요도별 기준금액은 1등급이 20억원이고 가장 낮은 10등급이 500만원이다. 금융당국은 3~10등급을 기준금액을 상향한다. 3등급(1억원→2억원), 4등급(8000만→1억5000만원) 등이다.

중요도 판단 기준도 완화한다. 예컨대 과징금이 1억원이 나온 불공정거래 사건이었다면, 현재는 8등급으로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7등급으로 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포상금이 8등급(현행 1500만원→상향 후 3000만원)에서 7등급(2000만원→5000만원)으로 상향 지급된다.

금융당국은 부당이득금액이 큰 사건에 대해 중요도 가점도 부과하기로 했다. 주식리딩방 관련 불공정거래의 경우 중요도를 1등급 상향해 적용하기로 했다. 선행매매, 계좌대여, 풍문유포 등이 리딩방에서 행해지는 주요 불공정 사례다.

유사투자자문업(주식리딩방) 민원 건수.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은 이날 효과적인 신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불공정거래를 신고할 때는 거래 종목, 행위자, 일시, 방법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스마트폰 화면 캡처나 사진 등의 증거자료를 첨부하면 좋다. 단순히 주가가 오르고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단정해 신고하면 실제 조사로 이어지기 어렵다. 특히 신고의 구체성에 따라 기여도가 책정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신고하는 게 포상금 산정 때도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