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봉이 김선달?…탄소배출권 5000억, 코인 1000억 수익

중앙일보

입력 2021.04.27 11:38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

테슬라의 가욋벌이 쏠쏠찮다. ‘배출가스 크레디트(탄소배출권 거래)’ 판매 수익이 갈수록 늘고 비트코인으로도 앉아서 돈을 벌고 있다. 테슬라의 본업인 전기차를 판매해 올린 수익보다 많다.

26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등 경쟁업체에 배출가스 크레디트를 팔아 5억1800만 달러(약 5700억원)를 챙겼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익(7억 달러)의 70%에 달한다. 탄소배출권 거래로 분기에 5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 분기별 크레디트 판매는 1억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3~4억 달러를 오가더니 올해 들어 5억 달러를 넘겼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테슬라는 올해 배출가스 크레디트만 팔아 약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현대차 순익(1조9245억원)보다 큰 규모다.

테슬라 배출가스 크레딧.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테슬라 배출가스 크레딧.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배출가스 크레디트란 유럽·미국의 환경 규제 당국이 내연기관 차에 매기는 페널티로 인해 발생한다. 일정 조건을 채우지 못한 '가스 배출' 완성차업체는 '탄소 제로'인 전기차업체한테 크레디트를 사들여 이를 메꿔야 하는데, 내연기관 차 없이 오로지 순수 전기차(BEV)만 생산하는 테슬라는 이 분야의 절대 강자다.

테슬라로부터 크레디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완성차업체가 폴크스바겐 등 '전기차 대전'을 벌이는 경쟁자라는 점도 눈에 띈다. 앞서 지난 2일 로이터 등 외신은 폴크스바겐이 중국에서 테슬라에게 크레디트당 약 3000위안(약 51만원)에 구매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더 뛰었다. 단, 크레디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 규제 당국은 지난해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g/㎞ 당 95유로의 페널티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0g/㎞인 차량을 한 대 팔면 페널티만 2375유로(25g*96유로, 약 318만원)를 물어야 한다. 2만 달러짜리 차를 한 대 팔았을 때, 완성차업체의 마진(영업이익)이 5~10%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된다.

테슬라의 '앉아서 돈 벌기' 수단은 또 있다. 1분기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번 분기에 디지털 자산(비트코인)을 약 2억7200만 달러(약 3000억원)어치 매도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판매로 수익에 1억100만 달러(1100억원)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어치 사들였다고 밝혔다. 또 머스크 본인이 비트코인이나 도지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기차는 투자에 쏟는 비용이 많고, 원자재 가격이 높아 팔면 팔수록 밑지는 구조”라며 “하지만 전기차에 먼저 뛰어든 테슬라는 다양한 데서 수익원을 찾고 있다. 테슬라가 갈수록 경쟁력을 갖추는 이유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날 나스닥에서 테슬라 주가는 1.1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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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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