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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백신 맞은 미국인, 올 여름휴가는 유럽으로 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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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백신 블록’을 구축해 올여름부터 관광객을 받을 전망이다. 백신 접종률은 낮지만 코로나19 감염률도 현저히 낮은 호주·뉴질랜드가 격리 없이 자유롭게 국경을 오가는 ‘트래블 버블’을 시작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경제권 두 곳이 빗장을 푸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EU 집행위원장, NYT와 인터뷰 #“미국, 6월 중순 집단면역 달성될 듯 #접종자 조만간 조건없이 입국 허용” #미·EU ‘백신 인증서’ 개발 논의 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은 조만간 유럽을 조건 없이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학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국과 EU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은 6월 중순에 성인 인구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대단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정확히 언제 관광여행이 시작되는지 세부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며 예상 시점을 여름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 접종자는 EU 입국을 받아들인다는 게 EU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인들이 맞는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백신은 EMA 승인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EMA는 승인했지만 미국 보건당국은 승인하지 않았다. 미국과 EU는 여행 블록 형성을 위한 ‘백신 인증서’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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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1년 전부터 비필수 목적의 역내 여행을 대부분 제한해 왔다. 백신 접종 미국인의 유럽 여행이 이뤄지면 매년 수백만 명의 미국인 관광객이 찾았던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크로아티아 등의 관광산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리스는 지난주부터 미국 여행객들이 백신 접종 증서나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면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EU는 또 28개 EU 회원국을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디지털 녹색 인증서’를 개발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최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거나,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된 경우 받을 수 있는 인증서다. EU 회원국 국민은 자국에서 발행한 인증서를 제시하면 EU 백신 인증서를 받을 수 있어 EU 회원국들을 별다른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NYT는 “미국인의 유럽 여행 재개는 코로나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사이의 불평등을 세계적 차원에서 심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유럽 등과) 인도 등 심각한 코로나 재유행국들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백신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은 총 10억 회분이 투여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꺾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568만1853명이다. 2주 연속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매주 400만~500만 명씩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던 지난겨울 대유행 규모를 뛰어넘었다.

정은혜·석경민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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