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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 감독 오스카상 싹 지운 中…외교부 "다음 질문" 회피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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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신경진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신경진 기자

“당신이 언급한 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 다음 질문.”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중국계 감독 클로이 자오(중국명 자오팅·趙婷·39)의 아카데미상 작품상·감독상 수상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오 감독이 과거 “어디 가나 거짓말이 널려있다”며 중국 당국을 비난한 데 따른 일종의 징벌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AFP 기자가 “베이징에서 태어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영화 ‘노매드랜드’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았다. 여성으로 두 번째 수상이다. 하지만 최근 그녀의 이름과 영화 제목 ‘노매드랜드’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지워지고 있다. 극장에서도 상영이 취소됐다. 관련 게시물이 지워지고 있는데 외교부는 어떤 입장인가? 중국에서 수상을 축하하는 대신 영화조차 볼 수 없는 데 코멘트해 달라”고 영어로 질문했다.

왕 대변인은 검은 이어폰을 오른쪽 귀에 낀 채 한참을 생각했다. 이어 이어폰을 내려놓고 다시 회견장 중앙의 카메라를 향해 표정을 가다듬은 뒤 짤막하게 대답했다.
중국 외교 브리핑에서 “외교 문제가 아니다”는 답변은 대답이 곤란한 민감한 문제이거나 중국 내에서 여론화하는 걸 꺼리는 질문에 대한 일상적 답변이다.
26일 자오 감독을 중국의 대표 검색엔진인 바이두 뉴스에서 검색하면 지난 3월 골든글로브 최우수 감독상 수상 소식만 나온다.

“수상 축하 대신 게시물 지우는 이유는?” 질문에 #한참 생각한 뒤 답변 피해…감독 과거 발언 탓 #쿼드 압박 질문엔 “평화에 유리한 일 희망” 부인 안해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4일 중국 외교부가 한국에 수차례 ‘쿼드’ 가입 여부를 물으며 압박했다는 보도에 대한 중앙일보의 질문에 왕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 국가들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익이 되는 일을 많이 하고 반대는 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답해 한국을 상대로 쿼드 문제를 거론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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