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불법특채 의혹, 조희연 “해직교사 특채는 시대정신”

중앙일보

입력 2021.04.26 11:1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인천,경기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인천,경기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불법 특별채용 의혹으로 감사원으로부터 고발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 교사 채용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채를 반대한 실무자를 업무에서 배제한 데 대해선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26일 조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특별채용은 '교육계의 과거사 청산'과 화합을 위한 노력 중의 하나"라며 “전임 문용린 교육감도 2명(조연희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등)을 특별채용으로 복직시킨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양극화 해소와 특권교육 폐지, 교원의 권익 확대 등 공적 가치 실현에 기여한 교사들에게 특별채용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다"고 주장했다.

앞서 23일 감사원이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등 기동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2018년 7~8월 해직 교사 5명에 대한 특별채용을 지시했다. 이들은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채용을 요구한 교사들이다.

이 중 4명은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불법선거자금을 모금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범이고, 이 가운데 1명은 2018년 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조 교육감과 후보 단일화한 뒤 그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나머지 1명은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109회 달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5명 특정해 채용 지시 안해…점수 높았을 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지난해 9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대강당에서 떡 케이크에 촛불을 끄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지난해 9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대강당에서 떡 케이크에 촛불을 끄고 있다. 뉴스1

전교조 등이 채용을 요구한 5명만 합격한 데 대해선 지원자 중 최고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합격자들은) 그동안 '공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 특별채용 심사위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불합격자는 지원자격 미달이거나, 공적가치 실현의 정도가 특별채용의 기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들에 대한 채용 요구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조 교육감은 자신이 5명을 특정해 채용을 지시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적가치 실현 기여’에 있어서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분들을 선발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에서는 마치 5명에 대한 일부 정보를 심사위원들에게 주어 선발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교육청 실무자들은 전혀 그러한 사실이 없고, 심사위원들은 감사원이 허위사실관계를 알리며 무리하게 답변을 유도한 것을 나중에 알고 진술 정정까지 했다"고 말했다.

실무자 반발 인정…"부담 덜어주려 업무 배제"

하지만 감사원은 조 교육감의 특채 지시에 교육청 실무자들이 위법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실무자의 반발이 이어지자 조 교육감은 담당자들을 모두 해당 업무에서 배제하고 교육감 단독 결재를 강행했다. 당시 부교육감까지 반대하자 조 교육감이 "정치적 부담을 포함한 모든 책임은 내가 다 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당시 변호사 7명에게 특채 진행이 가능하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해직교사 특채와 관련해서 소송이 진행되었고, 일부 단체가 교육감을 형사고발 해 담당자들이 수사를 받은 경험이 있어 내부에서 우려와 부담을 표현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실무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에게 과거의 트라우마가 남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 것을 마치 업무를 임의로 배제했다고 왜곡한 것"이라며 "일방적 배제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진보교육감들 '응원댓글'…시민단체 "사퇴하라" 

26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불법특채 의혹에 대해 남긴 해명문에 달린 댓글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이 응원 댓글을 남겼다. [페이스북 캡처]

26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불법특채 의혹에 대해 남긴 해명문에 달린 댓글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이 응원 댓글을 남겼다. [페이스북 캡처]

특채 의혹을 놓고 교육계 반응은 엇갈린다. 이날 조 교육감이 올린 글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 5명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반면 보수 성향 교육 시민단체는 조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조 교육감은 사죄한 후 즉각 사퇴하라"며 "범죄에 가담한 서울시교육청 A실장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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