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세종에 신호대기 없이 달리고, 지하철처럼 타기 전에 요금을 내는 신개념 버스가 도입된다.
세종시 "수퍼 비알티 내년말까지 도입"
26일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등에 따르면 도시철도 수준의 첨단간선급행시스템(S-BRT·슈퍼 비알티)이 내년 말까지 도입된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최근 행복도시건설청·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개발에 나섰다. 슈퍼 비알티 기술 개발에는 정부 예산 127억원이 투입된다.
슈퍼 비알티는 우선 지하철처럼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없이 논스톱(무정차)으로 달리는 게 특징이다. 교차로 신호는 통합관제센터에서 조절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관제센터에서 신호를 조절하면 119와 같은 긴급 차량을 운행할 때나 집단 시위, 보행자 무단 침입 등의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기 전에 요금 내는 시스템 갖춰
지하철처럼 승객들이 양쪽 문을 이용해 타고 내리는 것도 슈퍼 비알티의 특징이다. 승·하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승객이 버스에 오르기 전에 요금을 내는 방식도 도입하게 된다. 미세먼지나 눈·비 등으로부터 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폐쇄형 정류장'도 설치된다. 세종시는 “지하철처럼 정류장에 별도 장비를 설치해 버스에 오르기 전에 요금을 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슈퍼 비알티는 올해 말부터 한누리대로 한솔동∼소담동 구간(길이 4.3㎞)에서 시험 운영될 예정이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현재 시속 25㎞ 정도(승·하차 시간 포함)인 버스의 평균 운행속도를 35㎞로 높이고, 정류장 출발과 도착 시각 오차 범위를 2분 이내로 줄이는 게 슈퍼 비알티 시스템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슈퍼 비알티는 시험 운영을 거쳐 성과가 좋으면 세종 시내 다른 구간이나 창원·인천·성남 등 다른 도시로 확산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내부순환도로와 오송역~신도시~대전역·반석역 구간에 BRT(간선급행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BRT 전용도로는 일반 차량도 다니는 왕복 6차로 이상 도로의 가운데(왕복 2차로)에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구간에서는 신호 교차로나 무단 보행자 등으로 인해 지하철이나 전철처럼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에는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과 시민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도담동 BRT 전용도로에서 시위를 하는 바람에 4개 노선버스가 오후 1시 30분부터 7시간 동안 운행 차질을 빚기도 했다.
콜 버스와 굴절버스 등도 운행 중
한편 세종시에는 콜택시처럼 부르면 달려오는 버스와 차량 중간 부분이 꺾이는 굴절 버스도 다닌다. 세종시는 부르면 오는 버스인 ‘셔클’은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에 목적지·인원 등의 조건을 입력한다. 그러면 애플리케이션에서 1생활권(어진동·도담동·아름동·종촌동·고운동) 300여곳의 정류장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도록 운전자와 이용자에게 통보한다.
세종시는 또 지난해 1월부터 전기 굴절버스(아래 사진)를 운행하고 있다. 운행 대수는 처음 4대에서 최근 12대로 늘렸다. 굴절버스는 버스 2대를 연결한 구조이며, 중간 부분이 꺾인다. 총 길이 18.235m(정원 84명)의 굴절버스는 대당 8억원이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