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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앞서간 이커머스 시장…더 밀릴 수 없다, 이 악문 롯데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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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사진 롯데쇼핑

사진 롯데쇼핑

오는 28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 ‘롯데온(On)’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출범 1주년 맞아 ‘새로고침’ 행사 #4000만개 상품 최대 50% 할인 #주식금액권, BMW 상담권도 판매 #계열사 7개 온라인몰 시너지 숙제

롯데온은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오픈 1주년을 맞아 ‘온 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새로고침’이란 행사 명칭에서 나타나듯 그간의 부진을 씻고 ‘유통 명가’ 롯데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롯데온은 롯데의 백화점과 마트·슈퍼 등 7개 온라인몰을 모두 통합해 지난해 4월 출범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롯데온 각 지표 신장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롯데온 각 지표 신장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번 행사에는 롯데온으로선 역대 최대인 2만여 개의 셀러가 참여해 4000여만 개의 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다. 할인 규모는 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롯데온 측의 설명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4000여만 개의 상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20% 할인 쿠폰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행사 기간 중 매일 오후 7시 선착순 5000명에게는 10% 추가 할인 혜택을 준다. 특히 이번 할인전에는 ‘에어팟 프로’ 등 인기 상품 14종을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이색 상품도 선보인다. 최근 주식 열풍을 감안해 주식 구매 시 사용 가능한 ‘KB국내 주식 금액권(2만·3만 원권)’을 10% 할인해 판다. 또 BMW 차량 상담권도 선보인다. 롯데온에서 상담 신청 후 BMW 차량을 5월 이내에 사면 코오롱 리조트 1년 스페셜 멤버십, 차량용 공기청정기 등을 증정한다.

롯데온 자체의 이용 편의성도 더 높였다. 새로 도입한 ‘배송 도착 예정일 안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상품 도착일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소비자 불만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 보다 편리한 상품 검색을 위한 상세 필터 기능도 강화했다. 하반기에는 ‘푸드온’을 오픈한다. ‘한 끼 식사’와 ‘밥상 차림’ 등의 테마를 바탕으로 관련 상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중소제조사 등과 힘을 합쳐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상생 방안도 고민 중이다. 올해 최대 150명의 개발자를 추가로 채용해 개발 역량도 강화한다.

대대적인 출범 1주년 행사의 이면에는 ‘더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렸다. 지난해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수차례 롯데온의 부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유통BU장(부회장)은 지난달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오픈 초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올해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전략과 체제를 더 강화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롯데온은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적이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네이버나 쿠팡 같은 이커머스 거인들과 겨루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최근 주식 맞교환을 통해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그룹의 공세도 더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롯데온에 참여하고 있는 백화점과 마트, 하이마트 등의 입장과 목소리도 아직 모두 제각각이다. 익명을 원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지주 주도로 롯데온을 급하게 출범시키다 보니 손발이 잘 안 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 물러설 수 없는 처지인 만큼 구성원들이 합심해 분명한 성과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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