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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두 살박이’일까 ‘두 살배기’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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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우리말에서 가장 헷갈리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박이’와 ‘-배기’다. 다음 예문에서는 ‘-박이’와 ‘-배기’ 중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다가 두 살(박이/배기) 아이와 간만에 꽃구경 나왔다.” “귀여운 점(박이/배기) 강아지와 동네 산책로에 꽃놀이 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각각 ‘두 살배기’ ‘점박이’가 맞는 말이다.

‘-배기’는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세 살배기’ ‘다섯 살배기’처럼 쓰인다. 첫 번째 예문에서도 이런 의미로 사용됐으므로 ‘두 살배기’가 맞는 말이다.

‘-배기’는 ‘나이배기’처럼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을 더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배기’는 또한 ‘공짜배기’ ‘대짜배기’ ‘진짜배기’와 같이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말로도 쓰인다.

‘-박이’는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네눈박이’ ‘차돌박이’ ‘금니박이’ ‘덧니박이’ 등이 이런 예다. 위의 둘째 예문에서도 등에 점이 박혀 있는 강아지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박이’가 붙은 ‘점박이’가 옳은 말이다.

‘-박이’는 ‘장승박이’ ‘붙박이’처럼 무엇이 박혀 있는 곳이라는 뜻을 더하거나 한곳에 일정하게 고정돼 있다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도 사용된다.

그렇다면 ‘오이소박이’와 ‘오이소배기’는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오이를 갈라 소(파·마늘·고춧가루 등)를 박은 김치로, ‘박다’와 의미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오이소박이’가 맞는 말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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