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백신 특사 맡기자"…재계·종교단체 커지는 '특사론'

중앙일보

입력 2021.04.25 15:12

업데이트 2021.04.25 15:3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정·재계와 종교단체,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상남도 하동군수와 하동군민은 24일 ‘이재용 부회장 특별사면을 위한 청원서’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새로운 경제적 위기에 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며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긴급 석방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는 하동군 청원서가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되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는 하동군 청원서가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되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앞서 지난 15일에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또 지난 21일에는 정장선 평택시장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정부가 사면을 강력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작성 중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이번 주중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정부에 정식 건의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부재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손경식 경총 회장이 건의서를 최종 조율·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도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기영 과기정통부장관에게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건의를 요청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도 직·간접적으로 사면을 건의했다.

종교계에선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이 지난 12일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 헌법재판소장, 법무부장관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한노인회도 19일 특별 사면을 건의했다.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마스크 원료 조달, K주사기 개발, 백신 확보 등을 지원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국가 원수급 정치인이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친분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자는 주장이다.

삼성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 필터 재료를 해외에서 확보했고, 최소잔여형(LSD) 주사기 개발 과정에도 기여했다. 코로나19 백신 협상 과정에서도 이 부회장이 조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은 이상 (사면은) 검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23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사면이) 지혜로운지 잘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뇌물공여 등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와 별개로 지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구속 이후 이 부회장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3건 게시됐고, 15만7000여 명이 동의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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