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신혼 부부, 가구·가전 공구…업체선 중간 협력사 탓 울며 겨자 먹기 참여

중앙선데이

입력 2021.04.24 00:20

업데이트 2021.04.2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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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호 09면

공동구매 열풍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가구단지 입구에는 ‘신혼 입주가구 할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공장 직영 창고형 매장이 주로 있는 이곳에선 침대, 소파, 식탁, 거실장 등 다양한 가구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특히 봄 웨딩 성수기를 앞두고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서 신혼집을 꾸미는 예비신혼부부와 새 입주자들을 위한 공동구매 특가세일 프로모션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 매장 관계자는 “가격 거품을 최대한 뺀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가구를 살 수 있다”며 “공동구매를 통해 혼수 비용을 아끼려는 신혼부부들이 종종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경기도 포천의 가구단지에서도 이달 초 공동구매 박람회를 열어 입주민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입주민과 신혼부부들을 상대로 한 공동구매가 가장 활발한 품목이다. 서울 강남의 한 대기업 전자업체 전문숍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인터넷 포털의 한 웨딩 카페와 계약을 맺고 공구 이벤트를 연중 내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웨딩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다 보니 인터넷 카페와 협력하지 않으면 고객 유치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고가의 제품일수록 여러 품목을 묶어 공동구매 형식으로 구매하는 것이 온라인보다 가격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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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방식이 소비자와 판매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주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업주 입장에서 항상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들린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 가구거리에서 만난 점주 A씨는 “인근 신규 입주 아파트와 가구업체들을 연결해주는 중간 협력사를 끼지 않으면 공동구매 진행이 불가능한 방식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한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협력사가 주최한 박람회 참가비가 이틀에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달 월세에 해당하는 큰 비용이다. 또 다른 점주도 “공동구매 제안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참여한다”며 “매장 입장에서는 워크인 손님이 별로 없으니 이문이 별로 남지 않더라도 공구에 참여해야 그나마 대량 계약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고성표 기자, 오유진 인턴기자 muzes@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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