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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료’ 틈새 파는 무알코올 맥주…”경쟁자는 탄산음료”

중앙일보

입력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무알코올 맥주.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무알코올 맥주. [연합뉴스]

주류업계 ‘무알코올 맥주’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주류 3사(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에 이어 해외 맥주 수입유통사도 무알코올 맥주를 잇달아 국내에 출시하면서다.

오비맥주는 23일 ‘카스 0.0’이 출시 4개월 만에 온라인 판매 100만캔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지난해 판매량이 2019년 대비 약 70% 성장했고,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 0.00 역시 지난해 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4% 늘었다

수입 맥주도 하나둘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칭다오 수입유통사 비어케이가 지난해 6월 선보인 ‘칭다오 논알콜릭’은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52% 성장했다. 골든블루는 논알코올 맥주 ‘칼스버그 0.0’을 지난 1월 국내 출시했고, 하이네켄코리아도 다음 달 세계 94개국에서 판매 중인 ‘하이네켄 0.0’을 들여올 예정이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수년 내 1000억대 전망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무알코올 맥주.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무알코올 맥주.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약 200억원 규모로, 2016년 100억원에서 4년 만에 2배로 성장했다. 국내 전체 맥주 시장 규모(약 3조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업계에선 수년 내 1000억 원대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2019년 175억 달러 규모의 세계 논알코올 맥주 시장이 2026년까지 290억 달러로 커질 거라는 예측을 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전 세계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23.1%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독일과 호주 등은 이미 전체 맥주 시장의 20% 차지하고 있다.

백주환 오비맥주 이사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웰빙 트렌드와 다양해지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업체들이 고품질 무알코올 음료 시장을 공략하면서 올해 국내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음주운전 처벌 강화 등으로 가볍게 혹은 취하지 않게 즐기려는 쪽으로 음주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고, 탄산음료 대용으로 맥주의 풍미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 욕구 증가로 무알코올 음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료로 분류되나 미성년자 구매 불가…통신판매는 가능

.오비맥주 경기 이천공장 내부 모습. [사진 오비맥주]

.오비맥주 경기 이천공장 내부 모습. [사진 오비맥주]

일반적으로 ‘무알코올 맥주’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무알코올(또는 논알코올) 음료’다.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 주류가 아닌 음료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알코올 도수가 낮아도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미성년자는 구매가 불가능하다.

무알코올 맥주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탄산음료에 맥아 향 등을 첨가해 맥주 맛을 내는 비발효 공법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구에서 인기가 높은 루트비어(Root beer)다. 알코올 함유량 0%로 만들 수 있지만, 기존 맥주와 같은 향이나 맛을 내기 힘들다. 국내에선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하이트 제로 등이 해당한다.

또 하나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효를 억제하거나 알코올을 추출해 만드는 발효 공법이다.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지만 알코올이 미량 남게 된다. 카스 0.0이나 칭다오 논알콜릭. 하이네켄 0.0의 경우다. 업계 관계자는 “알코올이 남긴 하지만 일반 음료에 들어있는 알코올 함유량보다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음료로 취급되기 때문에 일반 주류와 달리 인터넷 통신판매가 가능한 것도 차이점이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이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무알코올 맥주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23일 쿠팡에서 무알코올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쿠팡 캡쳐]

23일 쿠팡에서 무알코올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쿠팡 캡쳐]

앞으로도 무알코올 맥주 라인업과 유통망이 늘어날 전망이다. 오비맥주의 글로벌 본사 AB인베브는 2025년까지 출시 제품의 20%를 3% 이하의 저도수 맥주와 음료로 채우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앞으로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직영 ‘칠성몰’과 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로 판매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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