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지원금 준다 했지만, 서울 노점상 한 명도 신청 안 해

중앙일보

입력 2021.04.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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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급하려던 50만원 코로나19 노점상 재난지원금의 신청자가 38곳에 그쳤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손수레를 옮기는 한 노점상인의 모습. [뉴스1]

중소벤처기업부가 지급하려던 50만원 코로나19 노점상 재난지원금의 신청자가 38곳에 그쳤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손수레를 옮기는 한 노점상인의 모습. [뉴스1]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노점상에게 50만원씩 주겠다고 했지만 정작 받겠다고 신청한 건수는 바닥 수준인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 중 노점 지원 명목으로 200억원(50만원씩 4만 곳)을 배정해 지난 6일부터 신청을 받았다.

전국 4만7865곳 중 38곳만 신청
사업자 등록 필요, 소득 노출 우려
야당 “노점 현실 모르는 날림대책”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각 시도별 소득안정지원자금 신청 및 지급 현황(16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노점 4만7865곳 중 신청자는 38곳에 불과했다. 강원 20곳, 경북 11곳, 인천·충남·경남 각 2곳, 세종 1곳 순이었다. 서울은 집계된 노점 1만760곳 중 한 곳도 신청을 하지 않았다.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충북·전북·전남·제주 지역도 마찬가지로 없었다.

노점상이 시큰둥한 이유는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노점상 중 올해 3월 1일 이후 사업자 등록을 마친 경우 50만원씩 주기로 했지만 정작 노점상은 사업자 등록이 세금·과태료 부과 등 통제 수단으로 쓰일 것으로 우려해 주저하고 있다. 노점상 중 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는 상인의 경우 사업자 등록으로 소득이 확인되면 수급이 축소되거나 박탈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연 매출 1200만원인 영세 노점상의 경우 소득세 결정세액은 0원”이라며 사업자 등록 및 지원금 신청을 계속 독려하는 중이다. 정부는 노점상 관리·지원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관련 정책을 보다 정교히 하기 위해 사업자 등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4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 노점상이 포함된 것을 두고 “세금 한 푼 안 내는 노점상까지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형평성 논란이 지난 3월 불거지자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재난지원금은 납세에 대한 급부가 아니다”(김태년 원내대표), “사회 공동체적 차원에서 피해 지원”(홍익표 정책위의장) 등 노점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경호 의원은 “애초에 노점상 단체 등과 협의를 한 번도 안 하고 졸속으로 대책을 만든 게 지금의 사달을 일으켰다”며 “지원을 하더라도 충분히 검토한 뒤 합리적으로 대책을 설계했어야 했는데, 4·7 재·보선을 코앞에 두고 날림식으로 한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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