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대 메이커' 테슬라의 시련?…中 공산당도 노골적 비판

중앙일보

입력 2021.04.22 07:00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 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가 안팎에서 시련을 맞고 있다. 그간 '밀월' 관계를 유지한 중국 당국으로부터 차량 안전과 관련해 질타를 받았고, 미국에선 자랑하던 반자율 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지코인(암호 화폐의 일종)'에 대해 올린 트윗도 입방아에 올랐다.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 연간 100만대 판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 차량은 물론 머스크 본인까지 이런저런 구설에 휩싸이며 '100만대 돌파'도 위기를 맞게 됐다.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는 지난 20일 테슬라에 대해 "신에너지(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 리브들) 차량의 시장 최강자로서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는커녕 문제가 났는데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지 않아 계속해서 차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상하이에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상하이모토쇼 현장에서 한 소비자가 "테슬라 차를 탄 아버지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크게 다쳤다"며 기습시위를 벌인 이후에 나온 논평이다.

중국의 노골적인 테슬라 견제  

최근 각 국의 전기차 판매량. 사진 EV볼륨즈

최근 각 국의 전기차 판매량. 사진 EV볼륨즈

테슬라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대수 49만대 가운데 중국에서만 약 30%를 판매했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높은 판매 기록을 세운건 상하이기가 팩토리에서 모델 3·Y 생산하는 등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그동안 보여온 친 공산당 기조를 잘 아는 중국 당국이 비난에 가까운 논평을 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테슬라를 끌어들여 미·중 무역분쟁에서 '문제없다'는 선전 효과로 써왔다. 하지만 지금은 자국 전기차 보호를 위해 이용가치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테슬라의 품질 이슈를 꼬집은 것은 중국에서 테슬라가 너무 부상하는 걸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도 "테슬라가 중국에서 계속 전기차 1등을 차지하고 있는 데 대한 견제기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나 중국 소비자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이후 현대차·기아에 대응한 것처럼 과도한 견제는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철 연구원은 "테슬라가 중국의 전기차산업에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적정한 견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상하이기가 팩토리에서 연간 4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중국 CATL 등 배터리업체와도 차세대 배터리 협력을 맺고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량의 안전장치 논란   

스티어링 휠에 오렌지를 낀 채 '오토파일럿'을 작동한 테슬라 운전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스티어링 휠에 오렌지를 낀 채 '오토파일럿'을 작동한 테슬라 운전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테슬라는 미국에서도 지난 18일(현지시각)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일어난 사고로 곤경에 빠져 있다. 2019년식 테슬라 모델 S가 나무를 들이받아 차량은 전소했고 타고 있던 두 명의 남성은 사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한 교통 당국은 운전자가 테슬라 반자율 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켠 상태에서 두 남성이 각각 조수석과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과신한 운전자가 자율주행을 하다 사고가 났다는 게 교통당국의 추정이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다음날 트윗을 통해 반박했다. 머스크는 "복구된 데이터 기록을 보면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사고 차량은) 완전 자율주행(FSD) 장치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했다. FSD는 1만 달러짜리 옵션으로 오토파일럿보다 앞선 반자율 주행 기능이다.

머스크의 주장에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과 안전 장치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두원 소장은 "오토파일럿·FSD에 대해 운전자 실수나 태만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만한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카메라나 적외선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의 '오너리스크' 여전 

지난 15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올린 '달을 짖는 도지' 트윗. 이후 암호화폐 도지코인은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사진 트위터

지난 15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올린 '달을 짖는 도지' 트윗. 이후 암호화폐 도지코인은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사진 트위터

최근엔 머스크 본인의 '도지코인 트윗'이 입방아에 올랐다. 장난으로 만든 암호 화폐 도지코인(Dogecoin)은 머스크가 지난 15일 "도지(개)가 달에서 짖는다"는 트윗을 올린 이후 6일새 시가총액이 190억 달러(약 21조원)에서 430억 달러(약 48조원)로 두배 이상 폭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머스크가 암호 화폐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월에는 테슬라 주식을 산 한 투자자로부터 트윗때문에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며 고소당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올해 약 85만~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100만대 메이커'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두원 소장은 "글로벌 100만대 판매를 위해선 슈퍼차저(초고속 충전소) 증설과 AS, 에코 시스템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진 OTA(소프트웨어 무선업데이트) 등 소프트웨어로 세일즈·마케팅을 펼쳤지만, 이젠 반자율 주행 사고 방지와 '단차(차량 이음새 틈)' 불량 등 하드웨어의 품질을 개선해야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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