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트북을 열며

변해야 산다, 규제도…

중앙일보

입력 2021.04.22 00:30

업데이트 2021.04.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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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박수련 기자 중앙일보 팀장
박수련 팩플 팀장

박수련 팩플 팀장

10년 전만 해도, 이럴 줄은 몰랐다.

#1. 바이든 정부는 밖(유럽)에서 뺨 맞고 온 내 자식(실리콘밸리 기술기업)을 더 크게 혼낼 기세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에 ‘아마존 저격수’ 리나 칸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지명했다. 그는 스물 일곱살이던 5년 전 20세기 질서에 기댄 현재 반(反)독점법의 허점을 짚은 영민함으로 유명하다. ‘소비자 편익’ 기준으로 독점 여부를 따져서는 ‘최저가-빠른 배송’으로 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을 규제 못 한다는 칸의 주장을 바이든 정부가 택했다.

#2. 한때 ‘중국식 자본주의’의 자랑이던 알리바바가 위기다. 중국 정부로부터 3조원대 벌금을 맞았다.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 금융당국은 창업자인 마윈 회장에게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도 요구했다고 한다(로이터). 이게 다 마 회장의 입바른 소리 때문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기나 횡령 혐의로 낙마한 기존 중국 기업인들에 비하면, 알리바바 벌금 사유는 지극히 시장주의적이다. 자사 쇼핑몰 입점 상인들에게 타사 플랫폼엔 입점하지 못하도록 강요한 혐의(반독점법 위반)다.

노트북을 열며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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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규제의 틀을 손보고 있다. 시장의 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기업)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신산업이 남긴 그늘은 줄이기 위해서다. 10년 전 오바마 정부는 빅테크 기업을 키웠지만, 그때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은 이제 그들을 뒤흔들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중국마저도 인터넷·플랫폼 산업 속성에 따라 다른 잣대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추진하며 새 질서를 짜겠다고 한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일까. 아직 이익도 못내는 스타트업들마저 ‘플랫폼 갑질’로 규제하는 법안을 그리고 있다. 그런가하면 기존 질서를 방치해 논란을 반복한다. 자산 5조원 이상 기업들에 총수를 지정하는 문제가 그렇다.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특정 시장을 독과점하며 성장한 대기업이 주주(한때는 정부)의 이익을 가문의 이익으로 둔갑시키는 걸 감시하기 위해 30여 년 전 만든 규제다. 4년 전에 네이버가, 이번엔 쿠팡이 총수 지정 대상이 됐다.

네이버나 쿠팡, 또 미래에 그 체급에 이를 기술기업들은 대기업들과 체질이 다르다. 정부 지원 없이 컸고, 감시하는 주주도 많다. 창업자라도 능력이 부실하면 이사회 결의에 따라 물러날 수도 있다. 우버나 위워크가 그랬다. 이런 기업들을 정부가 과거 대기업 다루듯 규제한들,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까. 새로 생기는 규제는 저렇고, 수정됐어야 할 규제는 이렇다보니 요즘 스타트업들은 법조인 출신 임원을 찾는다고 한다. 한국의 현실이다.

박수련 팩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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