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푸틴의 경고 "美 주변에 몰린 잡스런 승냥이들, 후회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도발에 "비대칭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2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전시홀'에서 진행된 연례 대(對)의회국정연설에서 최근 러시아와 서방 간 '신냉전' 상황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처럼 날을 세웠다.

푸틴은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일부 국가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러시아를 건드린다. 누가 더 크게 떠드는지를 겨루는 새로운 종류의 스포츠처럼 됐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모습을 영국 소설가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에 나오는 정글의 왕 '시어칸'(호랑이)과 아첨꾼 '타바키'(승냥이)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은) 시어칸 주변에 온갖 잡스러운 타바키들이 몰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모두가 키플링의 소설에서처럼 주인(미국)을 만족시키려고 짖어댄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 외교관 추방하자 그 후에 유사한 조치를 취한 체코, 폴란드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푸틴은 "우리는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다"면서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선의를 무관심이나 나약함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러시아의 대응이 비대칭적이고, 신속하며 단호한 것이 될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근본적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어떤 도발자들도 유례없을 만큼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누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소위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어디가 (레드라인의) 경계인지는 구체적 상황마다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력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4년까지 군부대 현대화가 76% 수준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며, 전략폭격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 등을 포함하는 핵전력 현대화는 올해에 벌써 88%를 넘어서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러시아가 개발해 시험하고 있는 차세대 ICBM '사르맛'으로 무장한 첫 부대가 2022년 말에 전투준비태세에 들어가고,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로 무장한 항공대와 최신형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군함들도 증강 배치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해상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도 조만간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