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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車 올라간 난동女…되레 "펑펑라" 욕먹은 테슬라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상하이 모터쇼 테슬라 전시장 차량 지붕에서 시위하는 차주. 유튜브·웨이보 캡처

상하이 모터쇼 테슬라 전시장 차량 지붕에서 시위하는 차주. 유튜브·웨이보 캡처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테슬라 전시차 지붕 위에 올라가 기습 시위를 벌인 테슬라 차주가 행정구류 처벌을 받게 됐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20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전날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테슬라 차주 장(張)씨에게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행정구류 5일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행정구류는 공안이 법원이나 검찰의 통제 없이 피의자를 단기간 구금하는 제도다. 비교적 가벼운 법 위반을 처벌할 때 쓰인다.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던 장씨는 상하이 모터쇼 개막일인 전날 오전 테슬라 전시장 차량 위에 올라가 ‘브레이크 고장’이라고 외치면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가 현장 보안 요원들에게 들려 나갔다.

차이신(財新)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월 아버지가 몰던 테슬라 모델3 차량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다른 차 두 대와 충돌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추는 사고를 당해 탑승한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장씨가 공개적으로 시위를 벌인 것만 이번이 3번째라고 한다.

하지만 테슬라 측 주장은 전혀 다르다. 자체 조사 결과 당시 이 차량이 시속 118㎞로 주행 중이었고 제동 장치와 자동 긴급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이다. 또 장씨 측이 독립된 제3기관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차량 환불과 거액의 위자료 등 금전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대화에 진전이 없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에 싸늘한 중국 내 여론

그러나 이같은 돌발 시위 등으로 테슬라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중국 내 여론은 행정구류 처벌을 받은 차주에게 동정적이고 테슬라에는 싸늘한 편이다. 중국의 유명 뉴스 포털에서 긴급으로 진행한 온라인 여론 조사에서, 16만여명의 응답자 가운데 83.8%가 시위를 한 장씨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테슬라를 지지한다고 밝힌 사람은 16.1%였다.

중국 공산당 “보이지 않는 살인자” 비난 

중국 공산당은 직접 나서 테슬라를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창안왕(長安網)은 20일 오후 온라인 논평에서 “차주가 극단적 방법으로 모터쇼에서 소동을 부린 것은 사과해야겠지만 대중들은 문제가 잘 해결됐다면 누가 체면을 구기면서 차 꼭대기에 올라가 울부짖겠느냐”며 테슬라를 비난했다.

정법위원회은 “신에너지 차량 시장의 최강자로서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는커녕 문제가 났는데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지 않고 계속해서 차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기업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고 물었다.

“이리저리 부딪힌다=펑펑라” 조롱

그러면서 “명백히 위험을 알면서도 큰일은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없는 일로 만듦으로써 ‘펑펑라’(碰碰拉)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되었다”며 “중국인의 돈을 벌면서 중국인의 목숨을 저버린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펑펑라’는 테슬라의 중국 이름인 ‘特斯拉’(터쓰라)에서 앞 두 글자를 ‘이리저리 부딪힌다’는 뜻의 ‘碰碰’(펑펑)으로 바꾼 것이다. 중국 네티즌들이 테슬라 사고를 조롱할 때 쓰는 신조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중 30% 중국서 판매

테슬라에게 첫 해외 공장으로 중국의 상하이를 선택했을 정도로 중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중 약 30%는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국에서 현지 생산 모델3 약 14만대 팔아치운 테슬라는 올해 현지 생산 모델Y까지 라인업에 추가해 중국 전기차 시장 장악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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