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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직접 팔 걷어붙였다 ... 中 하이난에 무슨 일이?

중앙일보

입력

"중국 하이난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블룸버그통신)

중국 하이난 전경 [사진 셔터스톡]

중국 하이난 전경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하이난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하이난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된 중국 본토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급부상했을뿐더러 명품 브랜드들의 '핫'한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최근 보도했다.

랄프 로렌, 베르사체, 마이클 코어스, 에스티로더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다퉈 하이난으로 진출하고 있어서다.

랄프 로렌의 CEO 패트리스 루비트는 "하이난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 됐으며 모든 기업이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는 하이난에 매장 3곳을 가지고 있지만 하반기에 새로운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들이 지난달 25일 하이커우(海口) 르웨광장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들이 지난달 25일 하이커우(海口) 르웨광장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베르사체, 지미 추 등을 소유한 미국 럭셔리그룹 카프리홀딩스의 존 아이돌 CEO 역시 "하이난은 (코로나19 팬데믹인) 현재 '관광지'라고 할 만한 유일한 곳이며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곳"이라 설명했다. 에스티로더, 코치, 패션그룹 태피스트리 등 하이난에 매장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 브랜드가 한두 곳이 아니다.

하이난이 '뜨거운 시장'으로 부상한 것은 중국 정부의 전략적인 정책 덕이 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하이난을 찾은 내국인 쇼핑객의 1인당 면세한도를 3만 위안(약 515만 원)에서 10만 위안(약 1716만 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면세품목을 늘리는 등의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다.

덕분에 중국 본토인이 하이난에서 쓰는 돈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 4월 6일까지 하이난 내국인 면세점 매출은 347억 위안(약 5조 9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나 성장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이다.

하이커우(海口) 시민들이 2월 19일 대형 조명쇼를 감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하이커우(海口) 시민들이 2월 19일 대형 조명쇼를 감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면세 사업뿐 아니다. 각종 경제지표도 장밋빛이다.

지난 3년간 이 지역에 신규로 설립된 기업 수는 자그마치 76만 3000여 개에 달한다. 지난 30년간의 총합을 넘어선 수치다. 해외직접투자(FDI·실제투자 기준)는 52억 7000만 달러(누적)로 3년 연속 100% 증가했다. GDP 역시 전국 평균 수준을 넘어섰다.

신화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하이난은 중국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외국인 투자자가 진입하기 쉽고, 기업의 세금 부담도 가장 낮기에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등 하이난과 관련한 대부분 정책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챙기고 있단 사실이다. 왜일까.

지난해 9월 22일 드론으로 촬영한 하이난(海南) 양푸(洋浦)항의 한 부두 전경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9월 22일 드론으로 촬영한 하이난(海南) 양푸(洋浦)항의 한 부두 전경 [신화=연합뉴스]

이 섬은 우선,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에 있다.

중국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하이난은 중국에서 가장 작은 성이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과 가까워 전략적인 요충지로 꼽힌다. 남중국해를 결코 내어줄 수 없는 중국 입장에선 하이난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홍콩을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여차하면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제2의 홍콩'으로 내밀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홍콩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란 얘기다.

때문에 하이난의 성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면세점 매출만 따져도 올해 600억 위안(10조 2996억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직접 챙기고 있는 만큼 항공, 통신, 관광 등 여러 분야가 동시에 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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