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은 '그들만의 리그'…영국 총리는 인도 방문도 취소

중앙일보

입력 2021.04.20 17:46

업데이트 2021.04.20 18:15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앞서나가는 나라들이 생기면서 '백신 격차'가 가시화하고 있다. 백신 접종 선도국가들이 뒤처진 국가들을 상대로 문을 닫으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다.

美 세계 80% 국가 '여행 금지' 대상으로 지정
백신 우수국끼리만 허용 '트래블 버블' 가시화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분별력 있는 일"이라며 오는 26일 예정된 인도 방문을 연기했다.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분별력 있는 일"이라며 오는 26일 예정된 인도 방문을 연기했다. 연합뉴스

BBC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매트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우리는 어렵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며 “인도를 입국 금지 대상인 적색국가 명단에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핸콕 장관의 발표는 최근 인도에서 이중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하루 2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나왔다.

이에 보리스 존슨 총리도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분별력 있는 일”이라며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인도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총리가 입국 금지 대상국을 방문할 경우 곧 시작될 해외여행 재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영국은 오는 5월 중순부터 해외여행 잠정 재개를 결정하며 코로나19 위험도에 따라 녹색과 황색, 적색 등 3단계로 여행지를 분류하는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했다. 녹색 국가를 여행할 경우 여행 전후로 코로나19 검사만 받으면 되지만, 황‧적색의 경우엔 격리 조치에 들어간다. 다만 어느 나라가 녹색으로 분류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도에서 코로나19 테스트를 하는 모습. 인도에선 지난 18일 하루 집계된 코로나19 양성 사례만 26만1500건에 달한다. [AP=연합뉴스]

인도에서 코로나19 테스트를 하는 모습. 인도에선 지난 18일 하루 집계된 코로나19 양성 사례만 26만1500건에 달한다. [AP=연합뉴스]

같은 날 미국 정부도 여행 금지 대상 국가를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이번 여행 경보 갱신은 여행 금지 국가 수를 전 세계 약 80%로 대폭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인은 모든 해외여행 계획을 재고하라고 권고했다. 아직 정확한 여행 경보국의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번 조치로 미국의 여행 금지 국가는 세계 34개국에서 약 170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조치는 미국인의 해외여행을 최대한 제한하면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되살아난 해외여행 수요를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4일 “항공료는 보통 여행 수 주 전, 수개월 전 예약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국민의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는데 이미 올해 7월 항공료가 지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지난 3월17일 미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3월17일 미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AP=뉴시스]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난 19일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으로 자가 격리 없이 여행과 방문을 허용하는 ‘트레블 버블(Travel Bubble)’을 시작했다.

앞으로 영국‧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에서 앞서나간 나라들을 중심으로 트레블 버블을 구성하는 국가들이 늘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영국 등에 비해 백신 접종이 늦어진 유럽 주요국들이 백신 접종 총력전에 나선 이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는 5월부터 봉쇄령을 점진적으로 완화, 여름부터 유럽‧미국발 해외 관광객이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할 경우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도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입국 후 격리와 검사를 면제할 예정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