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국’ 한국, 일자리 많은 서비스산업 경쟁력은 바닥권

중앙일보

입력 2021.04.20 11:33

업데이트 2021.04.20 14:47

지난해 9월 SK텔레콤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설립 혁신 교육기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협업에 나섰다 [사진 SK텔레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설립 혁신 교육기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협업에 나섰다 [사진 SK텔레콤]

#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능을 원하는 고객에게 1만 달러(약 1115만원) 가량을 추가로 받는다.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주는 옵션이다. 이 비용이 주력 판매차종인 ‘모델3’ 가격의 약 20%에 이른다.

# ‘가전명가’로 불리던 일본의 소니는 게임, 영화 등 콘텐트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최근 사명을 소니그룹으로 바꿨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 절반은 이미 콘텐트 분야에서 창출된다.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이 서비스 관련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하고 세계 각국 역시 서비스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주요 국가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바탕으로 국가별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의 70.1%로 33개국 중 28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노동생산성 대비 서비스산업 노동생산성 수준은 50.3%에 그쳐 OECD 33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한국의 서비스산업 생산성이 그리스(24위), 슬로베니아(27위), 리투아니아(29위)와 비슷한 바닥권인 셈이다.

국가별 서비스산업 생산성.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가별 서비스산업 생산성.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 서비스산업 생산성 순위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 서비스산업 생산성 순위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비스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연구·개발(R&D) 투자도 주요국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서비스산업 R&D 규모는 2018년 기준 72억 달러에 그쳤다. 미국(1365억 달러, 2017년), 일본(163억 달러, 2018년), 독일(133억 달러, 2017년) 등 주요 제조업 강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전체 R&D에서 서비스산업 R&D가 차지하는 비중도 9.1%로 한자리 수에 그쳤다.

그 결과 서비스수지는 2000년부터 2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 간(2011~2020년) 누적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만 1678억 달러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는 누적적자가 339억 달러로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의 20.2%를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산업 R&D 규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비스산업 R&D 규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비스수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비스수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경련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제조업 사업 영역을 소프트웨어·구독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융합·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공유 차량·새벽 배송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규제 리스크도 높아 생산성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아 경쟁이 과도한 것도 생산성 향상에 불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의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 비율은 2018년 기준 25.1%로 OECD 34개국 중 6위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정부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을 2011년부터 꾸준히 추진했지만 의료산업 분야 등 일부 쟁점에 막혀 10년째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제조업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서비스산업은 비대면 분야가 성장함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융합·전환 촉진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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