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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한국서 한정판 위스키 사기 어려운 이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116)

좋아하는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은 지갑 열기를 참을 수가 없다. 싱글몰트 위스키도 마찬가지다. 늘 살 수 있는 제품보다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위스키에 더 관심이 간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한정판’이란 이름이 붙은 만큼, 제품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한정판 제품이 잘 안 팔려서 재고가 많아지면, 모처럼의 홍보 기회도 사라지고 일반 제품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라가불린 25년 20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김대영]

라가불린 25년 200주년 기념 한정판. [사진 김대영]

싱글몰트 위스키 한정판도 다른 제품 한정판과 마찬가지로 사기 힘들다. 특히 한국 시장에 한정판 자체가 출시되지 않아서 더 그렇다. 위스키는 철저하게 위스키 판매량이 많은 국가 위주로 한정판이 출시된다. 또 전 세계적으로 출시하는 한정판 위스키라도 판매량이 많은 국가에만 물량을 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직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이 적은 한국은 한정판 수입 자체가 적다.

한국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은 아드벡 22년 한정판 위스키. [사진 김대영]

한국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은 아드벡 22년 한정판 위스키. [사진 김대영]

어렵게 한정판 위스키가 한국에 들어와도 구입은 어렵다. 수많은 싱글몰트 위스키 마니아가 한정판 구매를 원하지만, 수입해온 게 10병도 안 된다면 누가 살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수입사가 한정판 위스키를 바 중심으로 판매한다. 바에 팔리면 누군가 소유함으로써 봉인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손님이 마실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물량이 확보된 한정판 위스키라고 해도 쉽게 구하긴 힘든 건 마찬가지다. 위스키 전문샵은 단골이 있는데, 한정판 위스키가 들어오면 그들에게 먼저 연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정판 위스키를 구하고 싶으면, 위스키샵 단골이 돼 꾸준히 위스키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정판 위스키만 구입하려는 ‘체리피커(cherry picker. 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는 위스키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하이랜드파크 한국 면세점 한정판 위스키. 종종 한국 한정판 위스키를 발견할 수 있다.

하이랜드파크 한국 면세점 한정판 위스키. 종종 한국 한정판 위스키를 발견할 수 있다.

위스키를 취미로 갖다 보면 한정판 위스키가 사고 싶어지는 날이 반드시 온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현실에선 한정판 위스키를 사기 어렵다. 일부 소비자는 해외 직접구매 방식으로 한정판 위스키를 사고 있는 실정이다. 한정판 싱글몰트 위스키를 쉽게 사려면 우선 한국 위스키 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 오늘 당신이 바에서 마시는 위스키 한 잔이 그 날을 앞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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