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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중국 빅3 탈환” 전기차 삼총사 동시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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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차는 19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80 전기차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19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80 전기차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권토중래(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남)를 노린다. 소형차 대량 판매 방식과 결별하고 전동화·친환경·럭셔리 차를 앞세운다. 현대차그룹은 19일 열린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부터 새로운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을 본격화했다.

상하이모터쇼, G80 전기차 첫 공개 #고급 사양에 주행거리 최대 427㎞ #아이오닉5·EV6 현지생산도 검토 #중국업체에 밀린 시장 회복 노려

현대차는 이날 상하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상하이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80 전기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G80 가솔린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한 모델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27㎞다. 제네시스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사장)는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G80 전기차는 제네시스 신차로는 처음으로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 첫선을 보인다”며 “제네시스의 전기차 시장 진입을 알리는 상징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아우디는 A6 e-트론 컨셉트카 등 신차 4종을 선보였다. [EPA=연합뉴스]

아우디는 A6 e-트론 컨셉트카 등 신차 4종을 선보였다. [EPA=연합뉴스]

제네시스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앞장서는 첨병 역할을 수행한다. G80 전기차를 비롯해 제네시스 중국 판매 차량(G80·GV80)은 중국 현지가 아닌 울산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중국 소비자에게 ‘제네시스=수입차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G80 전기차는 전면 통풍구(라디에이터 그릴)가 필요 없는 전기차이지만, 디자인 일체감을 주기 위해 제네시스만의 방패형 그릴 패턴을 유지했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ID의 3번째 모델인 ‘ID.6’를 최초로 공개했다. [AP=연합뉴스]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ID의 3번째 모델인 ‘ID.6’를 최초로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이날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각각 공개한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도 선보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매년 중국에서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리홍펑 현대차·기아 브랜드·판매 부문 총괄은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중국에서의 전기차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5와 EV6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 현지 생산을 검토 중이다.

BMW는 하반기 출시할 프리미엄급 전기 SUV인 iX를 상하이 모터쇼에서 먼저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BMW는 하반기 출시할 프리미엄급 전기 SUV인 iX를 상하이 모터쇼에서 먼저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며 ‘실지(失地: 잃어버린 땅) 회복’을 외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한때 폴크스바겐·GM과 함께 중국에서 ‘빅 3’로 불렸다. 하지만 판매량이 2016년 정점(179만4000대)을 찍은 이후 지난해에는 66만5000대까지 줄었다. 현대차의 중국 진출 초기와 달리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가 성능·인테리어 등에서 약진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와 기아의 중국 내 위상은 벤츠·BMW·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와 지리차·상하이차 등 중국 브랜드 사이에 낀 신세가 됐다”며 “토종 업체와의 차별화 요소를 만들 수 없다면 삼성 스마트폰처럼 현지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모터쇼 관객들이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발표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현대차]

모터쇼 관객들이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발표회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전동화 확대 ▶수소 기술 강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제시 ▶현지 기술력 강화 등 ‘중국 시장 재도약을 위한 4대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HEV)·수소전기차를 포함해 13개, 8개 전동화 모델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전기차뿐 아니라 HEV 계열 차량까지 ‘신에너지차’로 묶어 보조금을 지급한다.

현대차는 중국 남부 광저우에 수소연료전지 공장도 짓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장기인 수소전기차 ‘넥쏘’의 현지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이광국 현대차그룹 중국사업총괄(사장)은 “중국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가득한 곳”이라면서 “4대 전략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점하고 재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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