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헬기 화성을 날았다…“라이트 형제 버금가는 쾌거”

중앙일보

입력 2021.04.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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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무인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독창성)가  19일 화성 상공 비행에 성공했다. 인류가 제어 가능한 동력체를 지구 밖 행성에서 비행시킨 건 처음이다.

지구 밖 행성서 첫 동력비행 성공
지구 대기밀도 100분의 1 비행 난제
날개 분당 2500회 회전시켜 풀어
라이트 형제 첫 비행기 조각 탑재

미국 항공우주국의 무인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19일 화성 상공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륙 전(왼쪽)·후(오른쪽)의 인저뉴어티. [AP=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의 무인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19일 화성 상공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륙 전(왼쪽)·후(오른쪽)의 인저뉴어티. [AP=연합뉴스]

나사는 비행 성공으로 화상 탐사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드론에 가까운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화성을 누비며 화성 탐사 과정을 지상과 상공에서 촬영해 지구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비행은 우주 진출을 꿈꾸는 인류에게, 라이트 형제가 1903년 12월 17일 뉴욕 키티호크 모래언덕에서 실시한 최초의 비행 성공에 버금가는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인저뉴어티의 비행은 이날 오전 3시30분(미국 동부 시간) 이뤄졌다. 인저뉴어티가 비행 정보를 정리하고 지구로 보내는 데 시간이 걸려 비행 성공 여부는 3시간여 뒤인 오후 7시52분부터 나사 TV·유튜브·페이스북에서 방영됐다.

화성탐사 헬기 ‘인저뉴어티’ 첫 비행 시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화성탐사 헬기 ‘인저뉴어티’ 첫 비행 시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인저뉴어티의 비행 테스트는 약 30초간 진행됐다. 초속 1m로 3m 높이에서 제자리 비행과 회전 기동을 한 뒤 착륙했다. 나사는 앞으로 네 차례의 추가 시험 비행을 통해 더 높이, 더 멀리 나는 시도를 할 예정이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하고 중력도 3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조건에서 이륙하는 것은 지구 상공 3㎞에서 비행하는 것과 같은 환경이라고 나사는 설명했다. 이 고도는 여객기가 비행하는 고도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한다.

이런 화성 환경에서 헬기를 띄우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개가 돌아야 한다. 인저뉴어티의 두 날개는 1.2m 길이의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다. 뜨는 힘을 만들려고 두 날개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분당 최대 2500회(초당 42회) 회전한다. 인저뉴어티 무게도 지구에선 1.8㎏이지만 화성에선 0.68㎏에 불과하다. 나사는 소형화와 배터리 기술 향상 등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총 8000만 달러(약 900억원)를 투입해 인저뉴어티를 개발했다.

인저뉴어티는 시험 비행에서 동체 하단에 위치한 흑백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와 각종 자료를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인내)로 전송한 뒤 수면 모드에서 충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버는 행성 표면에서 움직이며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해 보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인저뉴어티는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지난해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번 비행은 지난 2월 퍼서비어런스의 배 부위에 실려 실험 장소인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 도착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나사는 시험 비행의 성공 기원을 담아 라이트 형제가 118년 전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던 플라이어 1호기의 한 조각을 인저뉴어티에 부착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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