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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서 필사적 도망치자 '탕탕'…잔혹한 미얀마 새해 첫날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에서 촬영된 영상. 다리에 부상을 입고 필사적으로 기어서 도망가는 남성을 향해 총격 소리가 이어진다. [미얀마 현지인 SNS 캡처]

17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에서 촬영된 영상. 다리에 부상을 입고 필사적으로 기어서 도망가는 남성을 향해 총격 소리가 이어진다. [미얀마 현지인 SNS 캡처]

미얀마의 새해 첫날인 17일(현지시간)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또다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과 카친주 소수민족 반군 카친독립군(KIA) 사이의 전투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에서는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당했다.

17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에서 포착된 모습.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남성이 손수레에 실려가고 있다. [미얀마 현지인 SNS 캡처]

17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에서 포착된 모습.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남성이 손수레에 실려가고 있다. [미얀마 현지인 SNS 캡처]

희생자 중 한 명인 40대 후반 남성은 복부에 총을 두 발 맞고 사망했다. 이라와디는 다른 두 명의 희생자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날 소셜미디어(SNS)에는 군인들이 의식을 잃은 두 남성을 손수레로 끌고 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퍼졌다.

이라와디는 "이 동영상은 모고케 주민들이 촬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에 해당 영상을 제보한 현지 민주화 운동가 친(가명)은 "군인들이 사망한 2명의 남성을 저런 식으로 날랐다"며 "사진 속 남성들은 죽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고케 지역에서는 또다른 동영상이 촬영돼 SNS에 퍼졌다. 다리에 부상을 입고 필사적으로 기어서 도망치는 남성을 향해 군인들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이어진 또다른 영상에서 군인들은 바닥에 축 늘어진 남성을 끌고 간다. 이 장면은 건물 안에 숨어 있던 주민이 촬영했다. 남성이 끌려가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은 화면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이 남성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리에 부상을 입고 기어서 도망가던 남성이 축 늘어진 채 군경에게 끌려가는 모습. [미얀마 현지 SNS 캡처]

다리에 부상을 입고 기어서 도망가던 남성이 축 늘어진 채 군경에게 끌려가는 모습. [미얀마 현지 SNS 캡처]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은 모고케 마을 병원에서 시신을 탈취하고 부상자들을 체포해 갔다고 주민인들은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시작된 총성은 오후까지 들렸고 150명 이상의 군인이 마을 곳곳에 흩어져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모고케 지역 일부 주민들은 사제 무기로 대항하다 군의 진압에 도망쳤다.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소수민족 무장 단체 카친독립군(KIA)은 곳곳에서 군경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KIA는 이번주에 카친주 외에도 북부 샨주를 비롯, 모고케 지역에서도 군경과 충돌했다. 모고케 지역 주민들은 KIA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지난 16일 "카친독립군 환영(Welcome KIA)" 같은 문구를 도로에 새기기도 했다.

미얀마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 주민들이 "카친독립군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도로 위에 새긴 모습. [이라와디 캡처]

미얀마 만달레이 모고케 지역 주민들이 "카친독립군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도로 위에 새긴 모습. [이라와디 캡처]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까지 군경의 총격으로 7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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