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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털어낸 악재, 100만원 다시 노크하는 배터리 1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기차가 대세가 될 거란 걸 모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를 줄도 몰랐죠. 테슬라를 두고 ‘저게 대체 뭐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2018년(모델3 양산 본격화)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에 사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전기차의 시대가 왔습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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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없이 가는 전기차의 핵심은 단연 배터리!! 주행거리, 출력, 가격까지 전기차의 거의 모든 걸 결정하죠. 자연히 업계에서 엄청난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효율 전쟁.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려는 건데요. 가격까지 낮추면 금상첨화. ‘반도체 성장 역사’와 똑 닮은 배터리 대전! 삼성전자 같은 승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LG화학, 그 후보 중 하나입니다.

LG화학

배터리 탄탄한 성장 속, ‘맏형’ 석유화학도 ‘맑음’
생산 능력, 고객 수, 수주잔고 글로벌 최상위권
SK와 분쟁까지 마무리하고 역대 최고 성적 기대 

이미 큰 물길이 열렸으니 배터리 사업, 당분간은 잘 될 겁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규모는 올해 56조5000억원에서 2022년 71조5000억원, 2023년 95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미래에셋증권)입니다. LG화학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3.5%로 중국 CATL에 이은 2위.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 출범 후 본격적인 사업 첫해. SK이노베이션과의 오랜 분쟁도 마무리됐습니다. 달릴 준비 끝!

LG에너지솔루션 분리로 배터리 부문은 올해부터 모회사인 LG화학의 연결 실적으로 잡힙니다. 글로벌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지만 생산능력, 확보 고객 수, 수주 잔고 등 여러 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최상위권인 건 분명!! 당분간 먹거리도 확실합니다. 2020년 기준 수주 잔고가 150조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차, GM, 폭스바겐 등 고객사(전기차 제조사)가 다양한 것도 강점.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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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 가까이에 생산설비를 갖추는 전략도 눈에 띕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모델Y에 들어갈 배터리를 전량 수주해 화제가 됐죠.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난징 공장에서 배터리를 공급합니다. 폭스바겐 납품용 배터리도 3~4시간 거리인 폴란드 공장에서 만듭니다. 최근엔 대규모(5조원대) 미국 투자를 선언했는데 GM 등 미국 내 완성차 업체와의 접점이 더 커질 겁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최근 4~5년간 빠르게 과점화가 진행됐습니다. 상위업체 몇 곳이 시장을 거의 차지하는 것도 반도체와 닮았습니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테스트 기간도 길어 후발업체가 쉽게 따라오기 힘들어서죠. 지금의 상위업체가 당분간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장기투자처로서의 매력이 큰 이유입니다.

지금의 위상은 LG가 20년 넘게 꾸준히 투자한 결과입니다. 일찌감치 리튬이온으로 방향을 잡고, 기술력을 쌓았는데 관련 특허만 약 2만3000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거의 한계(800Wh/L)에 도달한 상태. 그래서 차세대 배터리(전고체나 리튬황) 기술 경쟁이 치열합니다. 아직은 어느 회사가 특히 앞선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LG에너지솔루션도 선두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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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배터리 매출이 석유화학 부문을 매출을 추월하는 첫해가 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석유화학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각각 12조원(배터리), 14조원(석유화학)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883억, 1조9679억원으로 격차가 컸습니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선 석유화학이 맏형 역할을 잘 해줘야 합니다. 상반기까진 일단 좋은 흐름이 기대됩니다.

2월 미국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석유화학 제품 생산도 차질을 빚었고, LG화학이 반사이익을 누렸죠. 유가 상승에 따라 전반적으로 제품가격이 상승했는데 미국발 공급 이슈가 커지면서 에틸렌(LG화학이 국내 1위) 등의 스프레드(제품가격-원료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난 거죠. (돈 들어오는 소리!) 화재로 인한 여수공장 가동 중단 이슈도 올해는 없음!

미래의 주역도 빠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일단 배터리 핵심 소재이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NT)’ 생산 능력이 커졌습니다. 바이오 플라스틱도 앞서갑니다. 옥수수를 이용한 썩는 플라스틱 PLA가 대표적. LG화학은 지난해 10월 PLA보다 유연성이 20배 이상 높은 신소재(PLH)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아직은 바이오 플라스틱 비중이 1%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을 생각하면 전망이 밝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LG화학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0조원대에 올라섰습니다. 큰 변수가 없다면 올해 이 기록은 가볍게 추월할 거로 보입니다. 당장 1분기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거란 전망(28일 실적 발표)까지 나옵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면 사고가 없어야 합니다. 특히 화재. 지금도 전기차 화재 소식이 적지 않는데 전기차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확대되는 건 큰 리스크 요인입니다.

시장 자체는 성장하나 경쟁이 더 치열해진 점도 부담입니다.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아직은 자국·내수 위주지만 앞으론 강력한 공세를 펼칠 겁니다. 폭스바겐처럼 배터리 독립을 선언하는 완성차 업체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죠. 어떻게든 점유율을 방어하고, 기술적으로도 한발 앞서 가야 하는데 이때 삐끗하면 금방 밀려날 수 있습니다. 역시 반도체 성장사와 또 닮은 부분!!

결과적으로 6개월 뒤:

전기차 이슈, 최소 몇 년은 더 간다
by.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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