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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망스런 얼굴뒤 포악 민낯? '캐나다 길냥이' 라쿤의 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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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라쿤. @MarjoriePlus3

토론토 라쿤. @MarjoriePlus3

어느 날 집 앞에 찾아온 라쿤 한 마리. 건네준 음식을 손으로 받더니 맛있게 먹고, 집 앞에서 낮잠까지 잡니다.

[애니띵] 토론토 라쿤, 싸우거나 안아주거나

이번에는 새끼들까지 데리고 왔는데요. 스컹크 한 마리도 라쿤을 따라 왔네요. 라쿤이 매일 같이 이 집을 찾아오는 이유는 뭘까요?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토론토서 라쿤 공격 62% 늘어 

미국 뉴욕에서 라쿤이 펜스를 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북미 지역에서는 라쿤 등 야생동물이 도심 지역에 출몰하는 일이 잦아졌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라쿤이 펜스를 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북미 지역에서는 라쿤 등 야생동물이 도심 지역에 출몰하는 일이 잦아졌다. AFP=연합뉴스

한국에 길냥이(길고양이)가 있는 것처럼 캐나다에는 길쿤이로 불리는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너구리, 라쿤인데요.

먹을 것을 찾으려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니는 탓에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는 ‘쓰레기 판다’라는 악명까지 붙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사람과 라쿤이 충돌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토론토시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토론토에서 사람이 라쿤에 공격당한 사례가 2018~2019년보다 62%나 늘었다고 합니다.

라쿤도 피해를 입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토론토 동물보호센터는 상처를 입은 라쿤에 대한 신고가 지난해 1만3712건이 접수됐는데, 1년 전보다 무려 3배나 늘었다고 하네요.

시 당국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등 평소보다 집에 더 있거나 집 주변에서 운동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민가 인근의 라쿤과 접촉하는 일이 잦아진 거라고 보고 있어요.

때문에 주민에게 라쿤 등 야생동물과 신체 접촉을 피하고 반려동물이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굶주린 라쿤 돌보는 사람도 

토론토의 한 집 앞에 놓여진 음식을 먹는 라쿤. @MarjoriePlus3

토론토의 한 집 앞에 놓여진 음식을 먹는 라쿤. @MarjoriePlus3

하지만, 특유의 귀여운 외모와 잔망스러운 행동 때문에 라쿤과 친구가 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2015년 어느 날 토론토의 한 집에 찾아온 라쿤 한 마리. 물을 가져다준 뒤 자리를 비켜줬더니 목이 말랐던 듯 물을 허겁지겁 마십니다. 다음날 라쿤은 또 찾아왔고 가져다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낮잠을 자기도 하는데요. 집주인은 말조리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그렇게 라쿤과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몇 달이 지나 라쿤은 귀여운 3마리의 새끼와 함께 찾아와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후로도 라쿤 가족은 쉼터처럼 테라스를 찾아왔죠. 그 새끼들이 다시 새끼를 낳아 데려왔고요.

테라스에서 휴식을 취하는 라쿤 가족. @MarjoriePlus3

테라스에서 휴식을 취하는 라쿤 가족. @MarjoriePlus3

그렇게 보살핌을 받던 라쿤은 3대에 걸쳐 7마리의 대가족이 돼 지금도 매일 같이 집 앞에 찾아온다고 해요.

라쿤과 만나는 영상을 SNS에 올린 이 여성은 “내가 먹이를 주는 시간에 늦는다면 라쿤들은 문에 걸려있는 슬라이드를 내렸다 올렸다 하며 찾아온 것을 알린다”며 “나는 라쿤들이 집에 찾아오고, 이들의 모습을 모두와 공유하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도 집에 방문해 라쿤들을 보고 교감하고 나면 라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라고도 하네요.

코로나19로 사람도, 라쿤도 괴로운 상황. 이 둘 모두가 다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천권필 기자·장민순 리서처 feeling@joongang.co.kr
영상=왕준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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