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노인이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게 해주는 인공 근육

중앙일보

입력 2021.04.17 15:00

[더,오래] 김정근의 시니어비즈(45)

나이가 들면서 경험하는 가장 중요한 욕구 중 하나가 활동(activity)과 이동권(mobility)이다. 활동과 모빌리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원하는 곳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는 것으로, 일종의 자유를 의미한다. 활동과 모빌리티가 보장되면 나이가 들어도 시니어가 사회 및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활동적(active)·생산적(productive) 나이 듦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활동과 모빌리티를 증진하는 시니어비즈니스는 인구고령화시대에 새로운 일자리 및 소비를 창출해 인구 고령화와 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오늘은 최근 시니어의 활동과 모빌리티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기술과 시장 경쟁력을 제공하는 혁신적 기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이노피스

일본 스타트업 이노피스가 개발한 인공 근육 '머슬 슈트 에브리'.[사진 이노피스 홈페이지]

일본 스타트업 이노피스가 개발한 인공 근육 '머슬 슈트 에브리'.[사진 이노피스 홈페이지]

2013년에 설립된 일본의 스타트업 이노피스(Innophys)는 배낭처럼 등에 메면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무거운 물건도 쉽게 들 수 있는 ‘머슬 슈트 에브리(Muscle Suit Every)’를 개발·판매하고 있는 회사이다. 이노피스의 머슬슈트는 공기압을 활용하는 인공근육기구로 최대 25㎏의 보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건전지 없이 머슬슈트에 있는 공기압 펌프를 통해 공기를 채우면 바로 사용 가능하며, 보조력이 부족하면 다시 공기를 추가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백 프레임에 부착된 인공 근육의 압축으로 허벅지 프레임을 회전시켜 상체를 세우는 데 도움을 제공하는 원리이다.

머슬슈트는 약 3.8㎏의 무게로 누구나 쉽게 부담 없이 등에 멜 수 있어 육체적 활동을 많이 하는 직업 또는 농사와 같이 장시간 활동에 종사하는 시니어에 매우 유용하다. 머슬슈트만 메고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어, 물건운반 등을 포함하는 제조 및 유통업 분야에서도 시니어가 종사할 수 있다.

또한 요양원에서 몸이 불편한 고령층을 침대와 휠체어 등에서 이동시키는 일을 자주 하는 요양보호사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요양보호사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 이상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매우 필요한 제품이다. 이노피스의 머슬 슈트 에브리는 약 100만 원대로 판매되고 있으며, 좀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는 ‘머슬 슈트 파워’, 여성이나 고령층이 사용할 수 있는 ‘머슬 슈트 엣지’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노피스의 머슬슈트는 기존 다른 회사의 머슬슈트에 비해 가볍고, 저렴해 실제로 신체적 부담감 때문에 생산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시니어가 사용할 수 있어 새로운 활동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휠체어, 피닉스 아이

자동으로 무게 중심 잡아주는 똑똑한 휠체어 '피닉스 아이'.[사진 피닉스아이 홈페이지]

자동으로 무게 중심 잡아주는 똑똑한 휠체어 '피닉스 아이'.[사진 피닉스아이 홈페이지]

두 번째로 소개할 회사는 스마트 휠체어를 만드는 영국에 있는 피닉스 아이(Phoenix I)다. 이 회사는 2020년 12월 토요타 모빌리티 언리미티드 챌린지(Toyota Mobility Unlimited Challenge)에서 우승하고 100만 달러(약 11억원)의 상금을 받게 되면서 유명해졌다. 토요타 모빌리티 언리미티드 챌린지는 3년간 전 세계 모빌리티관련 기술자와 기업인을 대상으로 혁신적 제품을 찾아 평가하는 대회로 2020년 최종적으로 피닉스 아이를 선정했다.

피닉스 아이는 미래 휠체어가 아닌 현재 개발이 완료된 제품으로 2022년 시판을 준비하고 있다. 탄소섬유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피닉스 아이의 무게는 약 3㎏으로 매우 가볍다. 사용자가 휠체어를 제어하는데 상대적으로 힘이 적게 들어가 손의 힘이 약한 시니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피닉스 아이에 들어간 스마트 기술은 자동무게 중심 잡기 기능과 브레이크 및 움직임 보조 기능이다.

휠체어에 타고 있으면 지면 상태나 휠체어 움직임에 의해 탑승자가 넘어지거나 휠체어가 전복될 수 있는데 피닉스 아이는 자동으로 무게중심을 잡아주어 탑승자가 휠체어에서 떨어지거나 휠체어 전복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내리막길을 가는 경우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고, 경사로를 올라가는 경우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동력을 제공해 준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프레임은 기존 휠체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세련된 모습을 보인다. 걷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시니어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의 모빌리티를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행 도와주는 이보워크

족하수 환자의 재활치료용으로 개발된 '이보워크'. [사진 이볼루션 디바이스 홈페이지]

족하수 환자의 재활치료용으로 개발된 '이보워크'. [사진 이볼루션 디바이스 홈페이지]

족하수(Foot drop)를 경험하는 시니어는 이상보행 등의 증상이 나타나 발을 끌어 길을 걷다가 넘어지거나, 걸을 때 다리가 땅에 닿지 않도록 평소보다 무릎을 들어 올리는 증상을 보인다. 비수술적 치료의 경우 물리치료사가 적절한 운동프로그램을 통한 재활치료를 제공하는데, 미국의 스타트업 이볼루션 디바이스(Evolution Devices)는 전기자극을 신경에 전달하는 재활 치료용품 ‘이보워크’를 개발해 족하수환자의 모빌리티를 향상하고 있다.

이보워크는 무릎 바로 아래에 밴드 형태로 부착할 수 있는 기기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별 고유한 걷기 패턴에 따라 근육에 전기자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보워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경계 물리치료사와 족하수 환자가 함께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별 걷기 패턴을 분석하게 된다.

족하수 증상이 있는 대상자가 이보워크를 부착한 이후 물리치료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상자의 활동 변화를 분석하여 환자맞춤형 이보워크를 활용한 재활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즉, 이보워크를 통해 환자의 걷기 단계별 특징과 문제점을 파악한 물리치료사는 대상자 맞춤형 전기자극을 근육에 제공함으로써 재활치료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족하수를 경험하는 환자는 이보워크를 차고 오랜 시간 동안 야외에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걷기 능력이 향상된다.

2017년에 시작된 미국의 스타트업 이볼루션 디바이스의 이보워크는 족하수 환자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니어의 보행 중 넘어짐과 피로감을 감소시켜 모빌리티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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