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 세계여행] 요정이 있다면, 정말 여기에 살겠다는 바로 그곳

중앙일보

입력 2021.04.17 07:00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천혜(天惠)’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은혜라는 뜻이지요.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아름다운 장소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으레 하늘이 은혜를 베풀었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천혜의 경관’이 있다면, 서양에는 ‘요정이 사는 곳’이 있습니다. 사진에 담긴 이 풍경이 유럽의 대표적인 ‘요정 서식지’입니다.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Plitvice) 호수 국립공원입니다.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의 면적은 300㎢입니다. 서울시(605㎢)의 약 절반 크기입니다. 이 중에서 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플리트비체는 16개 호수와 100여 개 폭포로, 그러니까 물이 빚어내는 풍경으로 더 유명합니다. 에메랄드빛이라는 표현도 시시한, 신비로운 색깔의 물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 쌓인 석회암 침전물이 이 경이로운 물빛을 낸다고 합니다.

플리트비체는 태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4년이나 이어진 유고 내전에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크로아티아뿐 아니라 유럽이 플리트비체를 지켜낸 덕분입니다. 아니면, 정말 요정이 살고 있어 마법을 부린 것일 수도요. 아름다운 것은 지키는 것입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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