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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돌면 약자 혐오, 피하려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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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호 21면

감염병 인류

감염병 인류

감염병 인류
박한선·구형찬 지음
창비

인류가 공동체 선을 위해 쌓아온 사회 규범과 각종 시스템이 코로나19라는 균 앞에서 한없이 흔들리고 있다. 특정 국가 출신을 차단하고 성 소수자를 배제하는 데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앞장서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벼랑 끝으로 향하는 인간의 행동은 대규모 감염균이 유행할 때마다 반복됐다. 이러한 행동 패턴에 대해 저자는 ‘행동면역체계’라고 규정한다. 백신 접종 시 나타나는 신체 면역반응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균이 유행하면 인간은 사회적 약자에게 자연스레 책임을 떠넘기고 혐오와 낙인을 일삼는다. 감염병 투쟁이 낳은 심리적 방어기제인 셈이다.

책은 인간과 균의 ‘불편한 동거’를 집대성했다. 인류사에서 균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한 ‘신 스틸러(scene stealer)’인 만큼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인간과 감염균의 끈질긴 관계를 진화 인류학, 인지 종교학 개념으로 접근해 풀어냈다. 균을 타파하기 위한 인류의 집단지성 대신, 선사시대에서나 유리할 듯한 경계와 배척 전략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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