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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돈 벌기 어려워진 세상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93)

경제적인 선택을 할 때 자기중심적(Self-centered) 태도를 가지는 사람이 있고, 타인중심적(Other-centered) 태도를 가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소득이 많은지 적은지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 있고, 직업의 가치와 보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가성비만 따지는 사람이 있고,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투자할 때 수익성과 배당률만 따지는 사람이 있고, 요즘 이슈가 되는 ESG(환경, 소셜, 지배구조)에 대한 투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은 자기중심적? 타인중심적?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즐거움과 유익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얻는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인들 각자가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가장 현명하게 경제적인 판단을 할 수 있고, 그것이 합이 사회적으로도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중심적인 사람은 나 아닌 누군가를 늘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좋은 선택을 합니다. 타인중심적인 사람이라고 늘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함으로써 자신은 큰 즐거움과 유익을 얻습니다. 또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늘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나와 자신이 아닌 사람을 생각하면서 선택을 한다면 그것이 각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중심적인 사람이라고 늘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함으로써 자신은 큰 즐거움과 유익을 얻는다. [사진 pixabay]

타인중심적인 사람이라고 늘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함으로써 자신은 큰 즐거움과 유익을 얻는다. [사진 pixabay]

왜 이렇게 나누어지는 걸까요? 사회심리학자들은 사회적 맥락을 중심으로 자기중심적 사회와 타인중심적 사회로 나누기도 합니다. 코로나 위기는 우리에게 선명하게 이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볼 때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는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 철부지같이 느껴졌습니다. 유럽 일부에서 방역에 협조하는 우리의 모습은 전체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쳤습니다. 어떤 사회에서 영향을 받았느냐에 따라 자기중심적이냐 타인중심적이냐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가정환경의 영향에 따라 자기중심적이냐, 타인중심적이냐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늘 자기중심적인 고민과 선택, 언어에 노출되어 자란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가지고 되고, 늘 사회적인 고민과 타인중심적인 선택을 하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타인중심적인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이 두 가지 태도를 선과 악, 우열이 있는 것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개인 중심적인 태도와 선택에 길들어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했는가’

얼마 전 출간된 책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라는 책에서 현재 마이크로 소프트 글로벌 인플루언서팀의 아시아 총괄 리전 매니저로 전 세계 IT 커뮤니티 리더의 성장과 발전을 돕고 있는 이소영 작가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다가 오랜 시간 성장을 멈춰 거대한 공룡처럼 느껴지던 마이크로 소프트가 다시 시총 1위를 달성하게 한 변화와 혁신의 이유를 이 질문에서 찾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이해하기 힘든 일이 발생하고 있는 시대, 변화는 너무 빠르고 광범위해 어디로 가야 할지 알기 힘든 시대, 기존의 성공 법칙과 성장의 노하우가 의미 없어지는 시대에 생존의 노하우를 ‘파트너십’이라고 주장합니다.

변화를 만들어 낸 사티아 나델라 회장의 취임 이후에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당신이 기여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철저하게 개인적 성과에 집중하는 사람은 어쩌면 생뚱맞게 느꼈겠지요. 하지만 이 질문에 익숙해지고 자기 일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면서 평가도, 문화도, 업적도 달라졌습니다.

회사 조직 내에서뿐만 아니라 일터 밖 파트너십도 중요하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개인적인 파트너십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인플루언서로 성장하고 있는 사람들의 큰 공통점 중 하나도 바로 ‘파트너십’인 것 같습니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기여할 부분을 서로 나누면서 파트너십을 키워나가면 자연스럽게 성정과 성공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요즈음 유튜버나 블로그 등을 활용하여 자기 사업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모습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와 경쟁하는 인간의 경쟁력이 '소통과 협력 역량'인 시대에 돈을 잘 벌고 성공하려면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사진 pxhere]

AI와 경쟁하는 인간의 경쟁력이 '소통과 협력 역량'인 시대에 돈을 잘 벌고 성공하려면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사진 pxhere]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기여하면서 살아오셨나요? 이 질문은 내게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당황스러운 질문입니다. 이런 기준과 지표를 가지고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례는 엄청 많습니다. 주위를 조금만 돌아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성공의 새로운 관점, 경제적인 자유를 주는 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점점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AI와 경쟁하는 인간의 경쟁력이 ‘소통과 협력 역량’인 시대에 돈을 잘 벌고 성공하려면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 돈을 소비할 때도 ‘개념소비’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고, 소비자는 그런 상품을 찾고 있습니다. 블랙록을 비롯한 수많은 자산운용사가 ESG 투자를 기본으로 하겠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선택을 할 때, 늘 나를 희생해야 한다든지, 남을 늘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볼 때, 나 중심에서 타인 중심, 우리 중심, 공동체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가면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는 돈의 영역에서도 ‘다른 사람’ ‘파트너’ ‘우리’ ‘공동체’ ‘함께’ 같은 단어에 대한 감각이 좀 더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지내면 어떨까요? ‘나는 오늘 다른 사람의 성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어쩌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엄청난 행운과 성공이 당신을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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