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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아파트 살면 할인 혜택…롯데백화점 '계급 나누기'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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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논란이 일자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클럽 이름이 '아파트 클럽'으로 변경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앱

차별 논란이 일자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클럽 이름이 '아파트 클럽'으로 변경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앱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백화점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클럽’ 가입 조건으로 고가 아파트 거주를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맘카페 등에서는 “백화점이 어느 아파트에 사느냐로 대놓고 손님을 차별하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평촌점은 지난해 9월부터 ‘평촌 시그니엘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경기 과천‧군포‧안양‧의왕 등 인근 지역 대상 멤버십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지난달 31일까지 가입하면 3시간 무료주차와 5% 할인 쿠폰 지급, 클럽 가입 고객 대상 특별 프로모션이 제공된다.

문제는 클럽 가입 기준이 백화점이 정한 일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로, 지역 내에서 고가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전용 84㎡(약 25평) 기준 매매가가 8억~20억원에 달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평촌 일대에서 6개월~1년 동안 점포 내 매출 구성비가 높은 아파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벤트가 알려지면서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맘카페 등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상 아파트 제외한 나머지는 거지들이 사는 곳이냐” “지역민 편 가르기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대상이 된 아파트에 산다고 밝힌 네티즌도 “저 정도 혜택은 원래 백화점 카드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수준인데 괜히 차별 의식만 부추겼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을 하자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롯데백화점 평촌점의 '평촌 시그니엘 클럽' 안내문.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롯데백화점 평촌점의 '평촌 시그니엘 클럽' 안내문.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백화점 업계에서도 통상 연간 구매액을 기준으로 VIP를 선정하는 것과 달리 공개적인 공간에 아파트 단지를 나열하면서 기준을 거론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논란이 커지자 롯데백화점은 ‘시그니엘 클럽’이라는 명칭을 ‘아파트 클럽’으로 변경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지점이 소비자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가입 대상 아파트를 확대해 추가 가입자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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