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프레임’ 선점하는 국민의힘…후쿠시마 오염수 강력규탄

중앙일보

입력 2021.04.15 11:37

업데이트 2021.04.15 11:42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대행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15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대행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15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이 연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한목소리로 일본을 강력 규탄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일본을 향해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는 제국주의적인 오만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이런 태도를 취한다면 경제력과 관계없이 영원히 ‘2등국가’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권한대행은 “미래 설계를 함께 해야 할 이웃 국가의 생명과 환경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문제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 제대로 상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감히 우리나라에 대해 ‘따위’란 말을 붙여 도 넘는 무례를 저질렀다”고도 일갈했다. 지난 14일 산케이신문이 “중국과 한국 따위에게는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는 일본 관리의 발언을 보도한 데 대한 비판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일본과 미국을 제외하고는 다수가 우리 편”이라며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강한 압박을 가할 것을 요구했다. 원 지사는 “우리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오염수 배출) 중단 조치를 촉구하는 재판을 걸어야 한다”고 한 데 이어 “러시아, 중국, 동남아시아 같은 다른 나라들과 손을 잡고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본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것만이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도 국회 농해수위·환노위 소속 의원들의 성명을 통해 “일본의 자국 이기주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제 사회의 반대 여론이 만연함에도 대기 방출, 저장탱크 확충 등 대안을 무시하고 오로지 비용적 관점으로 해양 방류를 강행한 일본 정부를 과연 선진국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에서 중국·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거론하며 일본과 미국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온 건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은 한·미,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반일 프레임’을 내세웠던 정부와 여당을 비판해 왔던 까닭이다.

여권은 지난해 총선 전후로 야권에 ‘친일 프레임’을 씌어 공격을 해왔다. “토착왜구 옹호세력 대변인(2019년 이재정 대변인)”이라거나 “뼛속까지 친일(2020년 김영호 의원)”이라는 식이었다. 총선 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만든 ‘총선은 한·일전’ 포스터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선제적으로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는 건 여권이 또 다시 ‘반일 프레임’으로 공세를 펴는 걸 사전에 막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제74주년 광복절 정부 경축식’이 2019년 8월 15일 오전 10시 충청남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중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고 있다.

‘제74주년 광복절 정부 경축식’이 2019년 8월 15일 오전 10시 충청남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중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고 있다.

그런 연장선에서 야권은 역으로 “정부와 여당이 그간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우리를 ‘토착왜구’로 몰아가더니 정작 중요한 외교 문제는 다 놓쳤다”고 비판하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을 우리 정부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냥 외교적으로 일부 항의하는 이외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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