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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향 지난해 천주교 새 신자 62% 감소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 천주교 신자 증가율과 세례자 수가 예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최근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을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이 성사와 신앙교육 참여에 대한 통계에서 확연히 드러났다”며 “2020년에 세례받은 사람은 3만285명으로 2019년 대비 62.6%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해 새 신자 수가 무려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2020년 3월 10일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교황 선출 기념 미사 중에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누어주고 있다. [사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2020년 3월 10일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교황 선출 기념 미사 중에 신자들에게 성체를 나누어주고 있다. [사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0년 12월31일 기준, 한국 천주교 신자 수는 592만3300명으로 집계됐다. 총인구 대비 11.2%에 해당한다. 주교회의 측은 “2020년 신자 증가율은 0.15%인데, 2019년(0.8%)과 2018년(0.9%)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주일미사 참여도 많이 줄었다. 주일미사 예식인 영성체 횟수는 3764만여 회로 전년 대비 57%가 감소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대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성사 전례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TV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미사 참여는 늘어났다. 가톨릭평화방송TV의 주일미사 시청률은 전년보다 6.2배 늘었고, 유튜브 주일미사 조회 수는 5.5배 증가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많은 신자가 (비대면 방식을 통해) 성찬례 참여의 열망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며 “온라인 미사 참례와 불가피하게 축소 지향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역 상황에서의 미사 참례가 신자들의 신앙 의식과 전례 감각을 얼마나 변화시킬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주일학교의 학생 수도 초등부(24.2%), 중등부(19.4%), 고등부(12.9%) 모두 줄어들었다. 피정 참여도 93% 급감했고, 신앙 강좌는 89% 감소했다. 대면 방식이 주였던 피정과 신앙 강좌는 코로나 시국에서 감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충북 청주에 있는 한 성당.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바람이 잘 통하는 실외 공간에 고해소를 두고, 비밀 엄수를 위해 대기석을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 [사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충북 청주에 있는 한 성당.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바람이 잘 통하는 실외 공간에 고해소를 두고, 비밀 엄수를 위해 대기석을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 [사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편 천주교 신자들의 성비는 남성(42.8%)과 여성(57.2%)이 전년과 같았다. 연령별로 따져보면 60~64세(9.5%), 55~59세(9.1%), 50~54세(8.7%), 45~49세(8.2%)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 통계에서는 55~60세 신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성직자 수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해 주교 40명, 신부 5538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56명 증가했다. 교구별 신부 수는 서울대교구(934명), 수원교구(536명), 대구대교구(520명) 순으로 많았다. 수원교구 신부 수가 대구대교구를 처음으로 앞지른 점이 눈에 띄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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