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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탈것의 모든 것’ 앱 하나에 쏙…카카오·네이버 모빌리티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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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래픽=한건희 인턴

그래픽=한건희 인턴

말 많던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변곡점을 맞았다. 이달 8일부터 개정 여객자동차법이 시행되면서다. 개정 법은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던 '모빌리티 플랫폼 운송'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게 핵심이다. 형식적 개정에 그쳤다는 비판도 있지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제도적 불확실성은 크게 줄었다. 2013년 우버의 한국 진출이후 계속된 IT 산업과 택시업계 간 힘겨루기, 이제는 끝나는 걸까. 모빌리티 시장의 초점은 '택시 너머'로 이동 중이다. 모든 이동을 앱 하나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 ‘마스’(MaaS · Mobility as a Service)가 그 주인공.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 패권이 달린 MaaS를 둘러싼 키카오와 네이버의 전략을 분석했다.

팩플 레터 88호의 요약본

#1.정통 MaaS 카카오 모빌리티

그래픽=한건희 인턴

그래픽=한건희 인턴

2018년 말 카카오모빌리티가 시도한 ‘카풀’ 사업은 택시업계의 강력 반발로 약 한 달만에 중단됐다. 이후 카카오는 빠른 ‘진격전’ 대신 장시간 기다리며 공을 들이는 ‘진지전’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목표는 이동의 모든 것을 카카오T 앱에 모으는 MaaS 플랫폼 만들기다. 마치 어벤져스 시리즈 속 타노스가 6개의 ‘인피티니 스톤’을 차례로 모아 핑거 스냅(손가락을 튕겨)으로 목표를 달성하듯, 카카오는 필요한 서비스를 채워 넣었다. 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내 차, 남의 차 가릴 것 없이 사용자에게 필요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촘촘히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① 남의 차 서비스 
이용자 2800만명이 모인 카카오T플랫폼엔 광역·중·단거리 교통수단이 모여있다. 국내 택시기사 중 80% 이상인 23만명이 가입한 택시가 대표적이고, 전국 6500대가 깔린 전기자전거(카카오T바이크)도 있다. 올해 초 코레일과 협약을 맺고 기차 예약도 추가했다. 직접 운전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렌터카(딜카)도 곧 플랫폼에 넣는다. 세종시에선 자율주행차 호출 상용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② 내 차 서비스
2015년 김기사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록앤올’을 626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대리, 2017년 주차를 선보이며 자가 운전자를 위한 서비스 3종 세트를 완성했다. 올해부턴 방문형 세차·정비, 내차 시세조회·매매 등 차량관리 서비스도 시작했다.

서울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서울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2. 검색왕 네이버의 모빌리티 본색

‘지도 중심 MaaS’ 전략의 선두주자. 그간 정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알고 보면 강력한 MaaS 플랫폼 후보군이다. 네이버지도 이용자만 매달 1300만명 이상. 2004년부터 쌓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검색 기반 모빌리티’라는 신대륙을 개척 중이다. 우승기 네이버 책임리더(네이버지도 총괄)는 “어디 갈지 검색하기 전 단계부터 이동 경로 추천, 예매·예약 등 모든 여정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확장 중”이라며 “이동 수단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 이동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①지금 네이버는
택시, 대리 등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지는 않는다. 카카오모빌리티, 우버·티맵모빌리티 연합, 쏘카·VCNC 등과 가장 큰 차이점. 대신 이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네이버에 집약하고 결제·이용후기 등을 연동해 ‘심리스(seamless·끊김없이)’한 이동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카카오처럼 네이버도 1월부터 코레일과 협업해 기차예약 서비스를 탑재했고,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연동도 현재 검토 중이다.

이동수단별 길 찾기 기능은 네이버의 확실한 강점으로 꼽힌다. 2011년 선보인 ‘도보 길 찾기’는 일평균 1억건 이상의 검색이 일어난다. 대중교통·자전거용 길 찾기도 별개로 제공한다. 네이버는 앞으로 '도보 내비게이션'도 만들 계획이다.
검색 회사답게, '교통+α'  정보 제공에 능하다. 네이버의 MaaS는 ‘꼭 필요한 정보’와 ‘더 알면 좋을 정보’를 잘 모아 보여주는 게 주특기. 특정 레스토랑 상호를 검색하면 메뉴, 영업시간, 주차 지원 등 사용자가 궁금해할 법한 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식. 지난해 7월부터는 인공지능(AI) 장소추천(에어 스페이스)도 도입했다. 어디 갈지 목적지를 정하기 전에, 사용자 주변의 갈만한 곳을 AI가 추천해 준다.

그래픽=정다운 인턴

그래픽=정다운 인턴

② 미래의 네이버는
네이버는 차량 호출·공유 등 모빌리티 업계 동향을 늘 주시한다. 네이버지도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중. 지난해 11월에는 검색·지도·쇼핑·웹툰·오디오클립 같은 네이버 서비스를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 카에 연결하는 MOU도 체결했다. 현대차의 기술력과 사용자층을 바탕으로 네이버지도의 데이터도 정교해질 수 있다. 우승기 책임리더는 “네이버지도를 보며 이동하고, 교통수단에 올라타서는 네이버페이로 자동결제하고, 식당에 도착하기 전에 네이버 AI가 추천한 음식을 네이버 스마트주문으로 미리 주문하는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에도 투자 중이다. 네이버는 ‘이동식 창고’ 개념의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 한창이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그룹부문장은 “지역 유명 빵집의 상품을 싣고 돌아다니다가, 주문이 오면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 등도 가능하다”며 “사람의 이동에 그치지 않고 상점, 창고 같은 물리적 공간까지 이동시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김정민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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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4월 13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MaaS 밥상에 숟가락은 몇 개?'의 요약 버전입니다. 절대 강자 카카오, 판을 흔들 잠재력을 가진 네이버, 우버와 손잡은 티맵모빌리티, 작지만 강한 타다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벌이는 모빌리티 패권 경쟁을 분석한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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