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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15년간 아프리카 소년을 후원한 박정자 씨의 특별한 후원 졸업 사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년간 아프리카 소년 헤녹을 후원한 St. 요셉병원 박정자 행정원장이 유리에 반사된 헤녹 사진과 함께 찍은 특별한 후원 졸업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5년간 아프리카 소년 헤녹을 후원한 St. 요셉병원 박정자 행정원장이 유리에 반사된 헤녹 사진과 함께 찍은 특별한 후원 졸업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특별한 졸업 사진’을 요청합니다.

저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에서 근무하는 김윤아입니다.
‘인생 사진 찍어 드립니다’ 코너에
박정자 후원자님 사연을 소개하려 메일 드립니다.

박정자 후원자는 지난 15년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사는 헤녹(Henok)을 후원했습니다.
8살이던 헤녹은 23세(1998년생) 대학원생이 되었습니다.
헤녹은 이제 후원을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겁니다.

8살부터 23살까지 헤녹의 성장 모습. 사진 컴패션

8살부터 23살까지 헤녹의 성장 모습. 사진 컴패션

박정자 후원자와 헤녹이 만나게 된 계기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20대 중반에 특수교육 선생이던 박정자 님은
우연히 인천의 한 보육원에 방문하게 됩니다.
박정자 님은 당시 만났던 아이가 눈에 밟혀
학교를 그만두고 보육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25여 년을 근무하며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2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후 복지관으로 자리를 옮긴 박정자 님은
보육원에서 일할 당시 한국 아이들을 도왔던 ‘컴패션’이 생각났습니다.
받은 사랑과 도움을 갚기 위해 헤녹 후원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비록 멀리 있어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15년간 한결같은 사랑으로 헤녹을 후원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편지를 쓰며 경제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아이 또한 박정자 님을 어머니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바로 가난 속에서 꿈조차 꾸지 못했던 한 아이의 삶이 변화한 겁니다.
헤녹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후원하는
지지자가 되고 싶은 꿈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헤녹의 후원을 졸업하게 된 박정자 후원자님께
‘특별한 졸업 사진’을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른바 후원 졸업 사진인 겁니다.
이는 후원자님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헤녹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자 김윤아 올림


박정자 님은 우리 나이로 일흔둘인데도 인천 St. 요셉병원의 행정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졸업 사진'을 찍으려 그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졸업을 의미하는 사각모와 장비를 바리바리 챙긴 채였습니다.

그런데 첫 일성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 사진 안 찍고 싶어요.
별것도 아닌 일인데 너무 크게 일을 벌인 것 같네요.
그리고 졸업은 헤녹이 한 거지 제가 졸업한 것도 아니잖아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의미인 겁니다.
그 마음은 헤아려 지지만, 난감했습니다.

순간 사연을 보낸 김윤아 씨가 거들었습니다.
"후원 졸업도 졸업이잖아요.
사진을 헤녹에게도 보내주면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참 헤녹이 보낸 마지막 편지를 가져왔습니다."

'어머니'로 시작하는 헤녹의 편지를 읽는
그의 표정이 일순간 밝아졌습니다.
"어머 어머 얼마나 대단해. 그 나라에서 대학원을 갔다는 게.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후원하는
지지자가 되고 싶다네."
말 그대로 영락없이 엄마의 마음이 담겼습니다.

분위기가 녹녹해진 터라
"헤녹이는 지금 없지만,
전파를 타고 날아와서 함께 있게끔 찍어 드리겠습니다"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의 대답에 얼었던 맘이 한순간에 녹았습니다.
"이왕 이리된 거 근사하게 하나 찍어주세요.
우리 헤녹이와 함께 있는 사진 하나 걸어 놓게요."

권혁재·김경록 기자

중앙일보 새 디지털 서비스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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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사연을 받습니다.

어떠한 사연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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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간직하고픈 연인 등
기억하고 싶은 사연을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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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곳이 특별한 곳이면
중앙일보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와 포토팀 사진기자들이 어디든 갑니다.

기록한 인생 사진은 액자로 만들어 선물해드립니다.
아울러 사연과 사진을 중앙일보 사이트로 소개해 드립니다.

▶사연 보낼 곳: photostory@joongang.co.kr
▶2차 마감: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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