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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없다" 전 세계 난리 ... 중국이 택한 길은?

중앙일보

입력

반도체 칩이 없다.

반도체 칩 품귀 현상이 전 세계를 덮쳤다. 올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 몸값이 치솟더니 이제는 TV, 냉장고 등에 쓰이는 반도체 가격까지 급등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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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예외일 리 없다. GM, 폭스바겐,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고 나선 가운데 현대자동차 역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시장인 중국은 어떨까.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자동차 업계는 물론 휴대전화 제조사 등 다른 업체들도 발을 구르는 상황이다. 웨이라이(蔚來) 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해 공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에 밝혔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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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품귀 현상'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AI) 등 전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시작됐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컸다.

차량 판매 감소를 예상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칩 주문도 그만큼 적게 했는데, 생각보다 자동차 판매 회복이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다시 차량용 반도체 주문에 나섰지만 때는 늦었다. 주문을 줄인 당시,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이 더 좋은 다른 제품을 만드는 쪽으로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한 탓이다.

악재도 겹쳤다. 2월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닥쳐 삼성전자와 인피니온, NXP 공장 등이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3월에는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화재가 났다. 1일(현지시간)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반도체 산업체 투자 의지를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반도체 산업체 투자 의지를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중국을, 미국이 가만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화웨이 옥죄기'를 시작으로,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리는 등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 제재를 강화했다. 바이든 정부가 완화할 기미도 없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나 돼야 공급 문제가 조금 괜찮아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하루라도 급한 상황이다. 덩치는 큰데, 반도체 자급률은 15.7%(2019년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 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 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 목표를 이룰 것이라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미국 제재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데다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게다가 미국 정부 역시 반도체 산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부랴부랴 팔을 걷어붙였다.

신화통신은 "중국 각 부처가 '차보즈(卡脖子·목 조르기, 핵심 기술을 뜻함)'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며 현 상황을 보도했다.

왕즈강 과학기술부 부장은 "집적회로, 소프트웨어, 하이엔드 칩, 차세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핵심 기술과 기초연구에 주력하겠다"며 국가중점연구개발계획 등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적극적이다. 샤오미는 조만간 자체 개발한 칩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지리 자동차 역시 자체 연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중앙제어용 칩은 2023년께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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