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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20년만에 첫 남자 메이저 제패, 마쓰야마 마스터스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쓰야마 히데키. [AP=연합뉴스]

마쓰야마 히데키. [AP=연합뉴스]

마쓰야마 히데키(29·일본)가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1오버파 73타, 합계 10언더파로 2위 윌 잘라토리스(미국)를 1타 차로 제쳤다.

일본은 골프 도입 120년 만에 남자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자를 냈다. 좋은 징조는 있었다. 가지타니 츠바사(17)가 지난 4일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ANWA)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ANWA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이 마스터스를 앞두고 여성 골프 발전을 위해 만든 아마추어 대회다.

일본 여자골프의 첫 메이저 우승은 1977년 L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히구치 히사코다. 2019년 시부노 히나코가 42년만에 AIG 여자 브리티시오픈에서 두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남자는 이 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일본인 마쓰야마와 역시 동양계인 잰더 섀플리(미국)가 챔피언조에서 격돌했다. 섀플리는 어머니가 일본과 대만 혼혈이고 아버지가 유럽 혈통이다.

4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마쓰야마의 1번 홀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다. 이 홀에서 보기를 하고 경쟁자들이 버디를 잡아 타수 차는 1로 줄었다.

마쓰야마 히데키가 철쭉으로 유명한 13번 홀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쓰야마 히데키가 철쭉으로 유명한 13번 홀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마쓰야마는 2번 홀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홀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후 상황을 통제했다. 다른 선수들이 무너지면서 전반이 끝났을 때 다시 5타 차가 됐다. 11번 홀 후에는 6타 차였다.

마쓰야마에게 위기가 있었지만 운이 따랐다. 13번 홀 마쓰야마의 티샷은 오른쪽 숲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나무에 맞고 튀어나왔다. 두 번째 샷도 위험했다. 훅이 걸리면서 그린 뒤 철쭉 숲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들어가면 트리플 보기가 나오곤 하는 곳이다. 그러나 공이 바로 그 앞에 멈췄고 마쓰야마는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버디를 잡았다.

15번 홀에서 246야드를 남기고 2온을 노리고 친 마쓰야마의 우드샷은 그린을 넘어 호수에 빠져버렸다. 일본 방송 중계진은 하늘이 무너진 듯 한숨을 쉬었다.

15번 홀 그린 뒤쪽에서 보면 내리막 경사라 공을 세우기가 매우 어렵다. 여러 선수가 이 곳에서 칩샷을 하다가 그린 건너 호수에 공을 빠뜨렸다. 이 대회 1라운드 임성재의 쿼드러플보기 등 대형사고도 나왔는데 마쓰야마는 보기로 막아냈다.

마쓰야마가 뒷걸음질 치는 사이 동반자인 셰플리가 12번 홀부터 4홀 연속 버디를 하며 쫓아와 타수 차가 2로 줄었다. 그러나 파 3인 16번 홀에서 셰플리의 티샷이 약간 짧아 그린 앞 물에 빠지면서 긴장감은 사라졌다.

셰플리는 트리플 보기로 밀려났다. 마쓰야마는 안전하게 공략해 보기를 했지만 그린재킷을 지키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김시우는 2언더파 공동 12위로 경기를 마쳤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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