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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반성문 의원들에 “초선5적”…5인 “조소·비아냥 아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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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9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선 참패에 대한 자성론이 담긴 ‘2030 의원 입장문’을 발표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용기·이소영·장경태·장철민·오영환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9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 재·보선 참패에 대한 자성론이 담긴 ‘2030 의원 입장문’을 발표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용기·이소영·장경태·장철민·오영환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어찌 보면 이들은 조국에게 감사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 근데 선거에서 졌다고 멍청하게 태극기 세력에 사과한 겁니다.”

강성 문파 유튜버들이 공격 주도 #“조국 덕에 금배지 달아놓고…” #초선 5인 “다양한 성찰·비전 필요” #비대위 “최고위원도 전대서 선출”

지난 9일 친문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 TV’ 방송에서 나온 말이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이종원 PD는 “민주당 초선 5인방들 틀렸다”는 제목의 방송에서 4·7 재·보선 이후 자성의 목소리를 낸 더불어민주당 2030 초선을 정면 비판했다. 이 PD는 2019년 ‘조국 수호’ 촛불집회와 지난해 ‘추·윤 갈등’ 국면에서 ‘#우리가_추미애다’ 해시태그 운동을 이끌었다.

앞서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등 민주당 2030 의원 5명은 지난 9일 “관행과 오만에 눈감지 않고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며 ‘2030 의원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재·보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검찰 개혁을 거론하며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검찰 개혁)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공감대를 잃었다”고 했다. 또 “조국 전 법무장관이 검찰 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분열됐다”며 ‘조국 사태’를 언급했다.

그러자 강성 지지층 ‘문파’가 이들 5명을 맹공하고 나섰다. 이종원 PD는 이날 방송에서 “조국 장관이 검찰과 맞설 때 서초동 촛불이 민주당에 180석이라는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면 자기들이 어떻게 지금 금배지를 달고 있겠느냐.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업체 윈지컨설팅코리아의 박시영 대표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초선 5명의 입장문은 오영환, 이소영 주도로 준비한 것 같다”며 “조국 장관을 언급한 것 때문에 지지자들이 뿔이 났다. 부적절한 표현이 많았다”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과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선 “초선 5적이 촛불을 모독했다” “내부 총질하는 초선 5적 잊지 않겠다”와 같은 비난이 이어졌다. ‘문자폭탄’도 쇄도했다. 10일에는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들이 국회 앞에서 “배은망덕한 초선들은 낙선만이 갈 길”이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파장이 커지자 초선 5인은 11일 오전 2차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많은 분노를 접한다”며 “조소와 비아냥에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난과 논란을 예상했음에도 저희가 이틀 전 반성문을 발표한 이유는 당내에 다양한 성찰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친문과 비문을 나눠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의 책임론만을 주장하는 분들은 부끄러워하셔야 한다”고 했다. 자신들의 입장이 ‘조국 책임론’으로 불거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선 5인 등에 대한 민주당 내 시각은 엇갈린다. 강성 친문인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국, 검찰 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라고 했고, 강득구 의원은 “과거의 잘잘못을 외부에 표출하는 게 지금 시점에 맞는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에 박용진 의원은 11일 “초선의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고, 조응천 의원은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만이 살길’이라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아직 많이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오후 비공개 회의를 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대표와 마찬가지로 최고위원도 5월 2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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