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가장 좋은 코로나19 백신은 지금 접종 가능한 것…집단면역 앞당겨야”

중앙일보

입력 2021.04.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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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은 백신 접종이 필수”라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은 백신 접종이 필수”라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이달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대 접종한다. 우선 접종 대상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이다. 백신은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는 게임체인저다. 한국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영국 등은 접종률 50%를 넘기면서 서서히 일상 복귀를 준비 중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그는 신종플루·메르스 등 국내에 새로운 감염병이 잇따라 발생한 이후 초대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하면서 강력한 현장 대응 역량으로 급성 감염병 안전망 구축에 기여했다.

인터뷰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

고령층부터 백신을 접종하는 이유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다. 고령층일수록 코로나19에 잘 감염되고 중증도도 높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의 95% 이상은 60대 이상이다. 50대의 코로나19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률)은 0.3%, 60대는 이보다 네 배가량 높은 1.2%다. 70대 치명률은 6.3%, 80대는 무려 20%다. 나이가 들수록 치명률이 치솟는다. 고령층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요한 배경이다. 면역 체계를 활성화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을 낮춘다. 나와 모두를 위해 백신 접종을 미루지 말고 국가 예방접종 일정에 따라야 한다.”
접종 후 기저질환이 악화할 수 있나.
“대표적인 오해다. 임상적으로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백신 이상 반응 발생률이 더 높다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백신을 접종하고 난 다음 기저질환이 악화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건강한 사람이든, 기저질환을 앓고 있든 백신 이상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은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왜 백신 접종 후 사망했냐는 의문이 남는다. 안타깝게도 정확한 사망 원인은 누구도 모른다. 의외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은 국내에서 매일 일어나는 사건이다. 하루에 50여 건씩 한 해에만 약 1만7000건이나 겪는다. 뇌정맥동혈전증이나 혈소판 감소 등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모니터링은 필요하지만 이를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예방 효과가 높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낫지 않나.
“위험한 생각이다. 집단면역 형성을 늦춰 정확하게 그 기간만큼 일상 회복 시점이 미뤄질 뿐이다. 더불어 경제 정상화도 늦춰진다. 백신 접종의 목표는 나를 보호하고 집단면역을 형성해 감염병 추가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백신이든 지금 당장 접종 가능한 것이 가장 좋은 백신이다. 집단면역 형성이 늦어져 더 오랫동안 거리두기를 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4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더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다.”
내가 접종할 백신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어 불안한데.
“전 세계적인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어느 나라에서도 백신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다. 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했다. 게다가 통제된 환경에서 도출된 임상연구와 달리 현실 세계에서는 다양한 변수로 유효성·안전성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스코틀랜드 540만 명(인구의 99%)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별로 중증도 완화 효과를 살폈다. 그 결과 화이자 백신은 85%,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4%의 입원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백신 수용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가.
“그렇다. 한국보다 먼저 백신을 접종한 국가의 사례를 보면 백신 접종률에 따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적극적인 이스라엘·영국은 접종률이 인구의 50~60%를 넘기면서 코로나19 사망·확진자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한적이지만 마스크를 벗고, 모여서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등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반면에 접종률이 10% 수준인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아직도 코로나19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고령층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해도 되나.
“물론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대상 예방 효과나 안전성은 애초부터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연령 제한을 설정했던 첫 조치가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백신 접종의 연령 제한에 대한 임상적인 근거도 없다. 당연히 고령층은 항체 형성 능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백신이 필요 없는 게 아니지 않나. 오히려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백신 접종이 더 절실하다. 이런 이유로 백신 접종에 연령 제한을 둔 사례는 없었다. 다행히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70세 이상 고령층의 입원율이 73% 줄었다는 리얼월드데이터가 공개되면서 늦게나마 고령층 접종이 가능해졌다.”
백신 접종 당일 주의해야 할 점은.
“치명적인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다. 누구에게 생길지 예측은 어렵지만, 대부분 접종 30분 이내 나타난다. 접종 후 일정 시간 병원에 머무르면서 몸 상태 변화를 살핀다. 얼굴이 붓거나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났다면 의료진에게 알려 조치를 취한다. 에피네프린이라는 주사를 맞으면 괜찮아진다. 접종 후 통증·피로감·고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루 정도는 격렬한 활동은 삼간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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