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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1m 넘는 이끼가 사는 숲, 나무 정령이 살 것 같은 초록 세상

중앙일보

입력

미국 올림픽 국립공원

올림픽공원이 아니다. 올림픽 국립공원이다. 올림픽 대회를 개최한 적은 없지만, 올림푸스 산(2432m)을 품고 있는 미국 워싱턴 주 국립공원 이야기다. 대도시 시애틀에서 자동차로 불과 두 시간 거리의 국립공원인데, 드넓은 아메리카 대륙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풍광을 자랑한다.

올림픽 국립공원은 팔방미인이다. 산과 바다를 모두 아우른다. 해발 2000m급 산맥은 만년설을 이고 있고, 길이가 100㎞에 달하는 해변에는 범고래와 바다사자가 출몰한다. 하나 가장 신비한 자연은 따로 있다. 이끼로 뒤덮인 숲이다.

공원 저지대는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드문 ‘온대우림’ 기후다. 연 강수량이 최대 6000㎜에 이르는데, 열대우림과 달리 침엽수가 주요 수종이다.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습한 탓에 이끼가 많이 산다. 온대우림이라는 자연환경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곳이 ‘호(Hoh) 우림’ 지역이다. 높이 60m가 넘는 거대한 나무를 이끼가 뒤덮은 장면을 보면 신비를 넘어 영험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이끼가 나무에 낀 정도가 아니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끼가 1m 이상 자라서 흐느적거리기도 한다.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기묘한 나무를 바로 여기서 촬영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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