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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떡볶이 먹방'한 태영호 "'이대녀' 표심 고민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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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태영호TV'. [유튜브 캡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태영호TV'. [유튜브 캡처]

4·7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기간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지원 유세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강남구가 지역구인 그는 유세 기간 유튜브에서 생방송을 켜고 로제 떡볶이 '먹방'(먹는 방송)을 하는가 하면, 어설프지만 랩과 춤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태 의원은 9일 자신의 이러한 활동을 언급하며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활동이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함이었음을 강조한 말이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아침 주요 신문들의 1면 기사들도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들에 대한 얘기를 꼽았다"며 "어제저녁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모였던 자리에서 한 의원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이번 선거에서 20대 청년들이 우리 당 후보를 지지해주었다. 이제는 정말 우리 당이 청년들을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대가 실망하여 떠나갈 것이다’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나의 보좌진도 이번 선거의 관건은 20대의 표심을 잡는 것이라며 나에게 잘하지 못하는 랩과 막춤에 이어 선거 마지막 날인 6일 저녁에는 유튜브 ‘태영호TV'에서 20대들이 좋아하는 메뉴 ‘로제 떡볶이’를 먹으며 방송하는 ’먹방 소통 라이브‘까지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그만큼 지금 20대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20대 남성들 표 72.5%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쏠렸다는 출구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이번에 20대 남성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그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청년들의 고충인 취업, 주택, 공정 등 문제에서 정책적, 구조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청년들은 단순히 눈물을 닦아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변화,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태 의원은 "국민의힘은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당초 여당에 대한 기대와 달랐던 데서 오는 실망감 표출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며 "또한,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린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 운동원들과 함께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린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 운동원들과 함께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출구조사 결과 18~29세 남성 유권자들은 72.5%가 야권 후보인 오 시장에 지지를 표한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18~29세 여성 유권자의 오 후보 지지율은 40.9%에 그쳤다. 이들은 박 후보(44%)를 더 많이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타 군소후보에 대해서도 15.1%가 표를 줘 모든 연령·성별 층 중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태 의원의 이같은 분석과 지적에 적절하다는 평가가 따라붙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태 후보의 발언이 포함된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분, 감각 뛰어나다"라며 "북조선에서 온 노인이 남조선에서 태어난 청년보다 낫다. 보고 좀 배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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