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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인데 홍콩증시 상장한다고? 헬렌스의 성공 비결, 뭘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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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발견되는 술집이 있다. 바로 헬렌스다. 영어 브랜드 〈Helen's〉로 통한다. 굳이 중국어를 쓰자면  '海伦司小酒馆'이다.

이곳의 핵심 소비자는 20~35세 사이로, "헬렌스에 가는 것= 이 시대의 젊은이"라는 공식이 박혀있을 정도다.

이런 헬렌스가 지난 3월 홍콩증시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술집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 중 최초의 상장 시도다.

ⓒ바이두백과

ⓒ바이두백과

헬렌스는 지난해 9월 23일 Black Ant Capital(黑蚁资本, 이하 BA 캐피탈)과 CICC(중국국제금융공사)로부터 33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BA캐피탈은 신흥 브랜드 포착에 능한 기관투자가다. BA캐피탈 관계자는 "헬렌스에 처음 들어갔을 때 바로  투자하기로 결심했다"며 "젊은이들이 낮에는 스타벅스에 간다면, 밤에는 이곳에 찾아온다. 이곳은 마치 스타벅스의 야간 버전 같다"고 전했다.

술집으로 상장을 시도하는 헬렌스의 비결, 뭘까  

ⓒ헬렌스 홈페이지

ⓒ헬렌스 홈페이지

가격 경쟁력

2009년에 문을 연 헬렌스는 2021년 현재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중국 80개 이상의 도시에 37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상하이, 베이징에 위치한 헬렌스 매장. ⓒ바이두캡처

상하이, 베이징에 위치한 헬렌스 매장. ⓒ바이두캡처

첫 매장은 베이징의 오도구(五道口)의 외진 곳이었다. 근교엔 중국의 명문 대학 칭화(淸華), 베이징 대학교가 있어 오도구의 임대료는 상상 이상이었다. 헬렌스 창업자는 임대료가 높은 곳을 피해 매장을 열었으며 임대 비용을 10배 이상 절감했다.

헬렌스는 가격 절감을 위해 자사 맥주 제조를 시도했으며 병당 7~8위안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이는 제조와 유통채널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자체 제조 맥주는 매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헬렌스는 이를 통해 마진을 남기고 있다.

헬렌스 브랜드 맥주.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헬렌스 브랜드 맥주.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젊은 고객을 위한 사교 모임의 장  

헬렌스는 창업 당시 "젊은이들의 사교 모임 공간"을 목표로 했다.

미국 서부 카우보이+동남아+중국 본토의 느낌을 아우르는 인테리어와 배경음악이 젊은 고객을 사로잡는 키포인트가 됐다. 또 헬렌스 점포의 약 40%는 대학가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초기에 오픈했던 베이징 오도구매장 역시 유학생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

헬렌스는 여기에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다. 요일마다 나이, 성별을 고려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생에 첫 주문 시 맥주 6병을 무료로 제공한다.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매장 운영의 디지털화

헬렌스 점포의 평균 면적은 300~500㎡(약 150평), 테이블은 약 45개로 작은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은 약 10명이다. 이는 요식업 분야에서 거의 불가능한 숫자다. 그러나 헬렌스는 이를 가능케 했다.

10명 남짓의 직원들은 서빙, 위생, 안전 유지를 위한 서비스만 제공한다. 주문은 테이블에 놓여있는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이며, 매장의 재고 관리와 같은 나머지 일은 디지털 시스템이 제어한다.

재료가 소진되면 자동으로 물류센터로 데이터가 넘어가 필요한 상품이 매장으로 배달된다. 하다못해 "노랫소리"마저 '지능형 음악 관리 시스템'을 통해 조절되니 인건비에 큰 자본을 쏟지 않아도 된다.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헬렌스는 운영 초기, 규모 확장을 위해 직영점과 가맹점을 함께 운영했다. 그러나 매장의 표준화와 통합 관리가 어렵고 가맹점의 효율성과 수익성이 직영점보다 현저히 떨어져 2018년 이후 모든 매장을 직접 운영 중이다.

직영점으로 탈바꿈한 이후엔 매장 개점 속도를 제어하고 중앙 집중 관리를 통해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

헬렌스의 2018~2020년의 매출액은 1억 1500위안, 5억 6500만 위안, 8억 1800만 위안(1,400억 원)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순이익은 각각 1083만 위안, 7913만 위안, 7575만 위안(약 130억 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67%에 육박한다.

코로나 19라는 복병에 1, 2분기 영업을 중단해야 했던 지난해에도 78.4%라는 여전히 높은 순이익률을 유지했으며, 2020년 12월 한 달 수입은 1억 4000만 위안(약 240억 원)에 달했다.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헬렌스 공식 홈페이지

헬렌스는 이번 IPO를 통해 모금된 자금으로 신규 점포를 확장할 계획이다. 2023년엔 매장을 2,200개로 늘리겠다는 큰 야망을 보였다. 또한 인적 자원 관리 및 디지털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해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헬렌스는 향후 개발의 여지가 많지만 '술집'이라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식품 안전, 화재, 각종 범죄 등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헬렌스의 야망은 이루어질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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