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끝내 바다에 오염수 방류키로···방사능 공포 커지는 韓

중앙일보

입력 2021.04.09 18:25

업데이트 2021.04.09 18:41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후쿠시마제1원전엔 약 125만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후쿠시마제1원전엔 약 125만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13일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13일 관계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공식 결정할 전망이다.

"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방침"
13일 관계각료회의서 최종 결정
'기준치 이하 정화' 가능할까
"삼중수소 해양 확산 우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원자로 시설에 빗물·지하수 등이 유입돼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매일 발생하는 오염수는 원전 내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데, 지난달 중순 기준 오염수의 총량은 125만t에 달한다. 이미 저장 공간의 90% 이상이 오염수로 가득 찼고, 내년 가을쯤이면 탱크의 저장 용량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중수소' ALPS로 정화 안 되는데… 

지난해 11월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연합뉴스]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 목표 시점을 2년 후인 2023년으로 잡고 있다. 특히 해양 방출 전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활용해 오염수에 포함된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정화한다는 입장이다. 정화 후에도 환경 오염 등으로 주변 어민 등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나서 배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트리튬(삼중수소)의 경우 ALPS를 통하더라도 정화가 어려워 오염수 방출시 해양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 정부 역시 ALPS로 삼중 수소를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한 생태계 및 인체 악영향은 부인해 왔다. 주한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삼중수소는 식수를 마실 때도 흡수될 수 있는 물질이며, (후쿠시마제1원전) 시설 근처에선 삼중수소가 원인이라고 여겨지는 영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마실 수 있는 식수 수준으로 희석해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9일 국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 처리수(오염수)를 처분하는 경우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그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국내·외에 투명성 높게 발표할 것”이라며 “내가 선두에 선다는 각오로 책임지고 대책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퍼지는 방사성 오염수 공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로 외벽이 떨어져 나간 후쿠시마제1원전의 모습. [중앙포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로 외벽이 떨어져 나간 후쿠시마제1원전의 모습. [중앙포토]

일본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삼중수소를 포함 오염수 해양 방출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ALPS를 통한 정화 자체가 완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한다 해도 해양 생태계에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경우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어류를 통해 각종 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엄재식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한다면 방사성 삼중수소의 해양 확산을 피할 수 없다”며 “특히 오염수 방류가 이뤄질 경우 북태평양 해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 결정과 관련한 향후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 정부에 대해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투명한 정보공개,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환경 기준 준수,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 문제와 관련해 IAEA 등 국제기구와 일본 정부를 포함한 모든 이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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