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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유행 눈앞, 오늘 2.5단계 올릴까···장관은 핀셋방역 무게

중앙일보

입력

한동안 300~400명대에 머물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700명을 기록하며 4차 유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방역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에 빠졌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 붙은 거리두기 안내 현수막. 뉴스1

한동안 300~400명대에 머물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700명을 기록하며 4차 유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방역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에 빠졌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 붙은 거리두기 안내 현수막. 뉴스1

정부가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다. 현 상황은 심각하다. 두 달 가까이 300~400명대 머물던 신규 환자는 최근 확산세가 커지더니 700명까지 늘었다. 4차 유행의 코앞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방역에 대한 국민 피로도도 상당하다. 이에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는 대신 방역 효과는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단계 올리자" "효과 없어" 

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7일) 거리두기 단계조정을 위한 부처·지방자치단체 간 회의가 열렸다.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현행 2에서 2.5로 한 단계 올리는 방안에 다수가 동의를 했다고 한다. 비수도권은 지금(1.5단계)처럼 두되 지자체 상황에 따라 올리는 방안이 논의됐다. 거리두기 적용기간도 2주 이상이 제안됐다.

하지만 같은 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생활방역위원회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상당수 위원이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합금지는 어렵다는 게 핵심이었다. 대신 숨어 있는 환자를 찾기 위한 특정 시설 종사자의 검사를 늘리는 등 집담감염이 발생한 곳을 콕 짚어 핀셋식으로 방역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생활방역 위원은 “(유흥시설처럼) 특히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고위험 시설의 경우 선제 검사 횟수를 늘리고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입장도 따랐다. 또 다른 생활방역 위원은 “정부가 용기가 있다면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해야 한다”며 “영업 제한 등 조치는 사람들이 모여도 갈 곳이 없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확진자가 1000명, 2000명으로 늘어나는 건 한순간”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7일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7일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복지부 장관, 핀셋방역 힘 실어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8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계 상향보다는 핀셋방역 쪽에 힘을 실어줬다. 권 장관은 “일률적인 단계 인상은 방역 수칙을 잘 지킨 국민이나 업종을 똑같이 규제하는 문제가 있다”며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곳에 특화해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700명으로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91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날(668명)보다 32명 늘어난 수치다. 올 초 1000명대까지 치솟았던 신규 환자는 점차 감소해 지난 1월 18일(389명) 300명대에 진입한 뒤 두 달 넘게 300~400명대를 유지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8일 울산 중구 성남동 한 식당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휴무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8일 울산 중구 성남동 한 식당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휴무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환자 700명 쏟아졌지만 

그러나 지난달 31일 505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다시 500명대로 오른 후 최근 600~700명까지 환자가 치솟았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532명→521명→514명→449명→460명→653명→674명으로 하루 평균 543.3명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전국 주평균 확진자 400명~500명 이상)에 해당한다.

하지만 치명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 3차 유행과는 다르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고위험군인 요양병원 환자, 요양원 입소자 등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또 위중증 환자도 늘지 않으면서 치료 병상도 여유로운 편이다. 현재 집에서 병상배정을 기다리는 환자는 0명이다.

현재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고 있다. 현행 거리두기와 전국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밤 10시 영업제한 등의 조치는 오는 11일 끝난다. 중대본은 지난 2월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수준으로 완화한 후 2주씩 계속 연장해 왔다.

이태윤·김민욱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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