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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걸 한입에 다? 장흥 한우삼합, 갑오징어먹찜 배부른 고민의 연속

중앙일보

입력

넓고 풍요로운 득량만 바다를 끼고 있는 전남 장흥. 이곳의 밥상은 유독 봄날에 더 화려하고 푸짐하다. 키조개‧갑오징어‧졸복(복섬) 등 제철 먹거리가 즐비하다. 봄맞이 먹방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남 장흥만 한 고장도 없다.

득량만에선 지금 키조개 조업이 한창이다. 봄이면 잠수부들이 고깃배를 타고 득량만 바다로 나가 2~4년가량 자란 키조개를 건져 올린다. 키조개 마을로 유명한 수문항에 60년 내력의 횟집 ‘바다하우스’가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가 키조개 요리다. 싱싱한 키조개 관자는 얇게 썰어서 회나 구이로 먹는다. 씹을수록 쫄깃쫄깃하고 담백하다.

키조개와 가장 궁합이 좋은 음식이 바로 한우다. 장흥에서는 한우를 먹을 때 지역 특산물인 표고와 키조개를 곁들여 먹는다. 바로 ‘한우삼합’이다. 장흥에는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이 산다. 지난해 기준 사람은 3만7000여 명, 소는 5만40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탐진강변 고깃집 ‘탐마루’에서 살치살과 꽃등심, 그리고 제철 키조개와 표고를 주문해 구워봤다. 육즙 가득한 한우, 짭조름한 키조개 관자, 향긋한 표고가 입안에서 한데 뒤섞여 풍미가 대단했다.

갑옷처럼 단단하고 납작한 뼈를 지니고 있는 갑오징어도 봄에 먹기 좋다. 산란 전인 4~5월에 가장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관산읍에 갑오징어 전문 ‘병영식당’이 있다. 갑오징어먹찜으로 유명한 집이다. 갑오징어를 통째로 압력밥솥에 넣고 20분간 쪄내면 먹찜이 완성된다. 먹물과 내장이 알아서 고소한 양념 역할을 하므로 아무런 간도 하지 않는다. 남은 먹물로 볶아먹는 ‘먹밥’도 별미다.

장흥의 술꾼들이 추천하는 해장 음식은 쫄복탕이다. 졸복(복섬)을 냄비 한가득 넣고 푹 끓여내는 음식이다. 회진면에 40년 내력의 ‘성화식당’에서 쫄복탕을 맛봤다. 보통 졸복은 맑은탕(지리)으로 끓여 먹지만, 장흥식 쫄복탕은 맑지 않고 누런 것이 특징이다. 소금 대신 된장을 넣어서다. 구수하고 개운해 속을 달래기 좋다.

장흥여중 앞의 떡 공방 카페 ‘달콤꽃시루’는 쉬어가기 좋은 디저트 가게다.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표고를 활용해 시루떡을 만든다. 장미 모양의 꽃 앙금으로 만든 한입 크기의 설기도 있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훌륭하다.

장흥=글‧영상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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